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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실종우려 더욱 증폭/한전­CE사 양해각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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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실종우려 더욱 증폭/한전­CE사 양해각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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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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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진출조항 CE측 지분 보장/최종설계권에 하청선정도 부여한국원자력연구소 이병령 원전사업본부장의 보직해임에 따른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본부장이 평소 문제를 제기해온 한전과 컴버스천엔지니어링(CE)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일부조항 때문에 「한국형」이 실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전이 3월9일 CE와 체결한 양해각서에는 북한을 포함한 제3국에 원전을 공급할 경우 CE가 일정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대북경수로의 노형을 한국형으로 관철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해각서 2조에는 「북한원전을 포함해 제3국원전사업 공동진출을 위해 현지에 합동조사단을 파견한다」고 명시돼 있다. 3조에는 「공동진출 제의서 작성시 합동팀을 구성해 공급범위 계약형태를 수립한다」고 돼있다. 더구나 서문에는 「한전과 CE는 한국에 건설중인 1천㎿급 가압경수로의 북한을 포함한 제3국 판매시장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돼있어 CE 참여의 길을 열어놓았다.

이전본부장및 원자력관계자들이 양해각서에 문제를 제기해온 부분도 이 조항들이다. 이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주계약자로 한전이 내정됨으로써 CE가 지분참여를 할 수 있게 돼 그동안 이뤄놓은 원전기술 자립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북경수로 사업은 1백% 우리기술로 가능한데도 영광 3,4호기와 울진3,4호기 계약당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CE측으로부터 배워온 기술을 다시 CE측에 돌려주는 꼴이 돼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울진3,4호기를 건설할 때 CE를 포함한 미국업체의 지분참여율은 원자로 계통설계에서 29%, 기자재 41%등 총금액에서 39%에 달해 북한 경수로건설에도 최소한 똑같은 지분참여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북·미협상에서 「한국형」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주장은 북한에 제공하는 경수로가 한국형이 아닌 새로운 별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전본부장이 북·미협상을 지켜보면서 협상과정에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 것도 그때문이다. 공노명 외무장관도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경수로 설계의 최종적인 점검권은 CE에게 주어질 것으로 안다』고 밝혀 이같은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양해각서는 또 「각사는 특정사업에 제3자의 참여를 제의할 수 있으며 다른 일방은 이를 합리적 이유없이 거부할 수 없다」(제4조)고 규정, CE에 사실상 하청업체 선정권도 떼어준 것으로 되어 있다. 하청업체 선정권은 주계약자의 권한인데도 이를 CE측에 일정부분 부여한 것은 한국형이 실종될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해주고 있다.

양해각서의 「해외진출시 울진 3,4호기 수준으로 공동참여하면 로열티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의문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원자력연구소와 한국중공업이 CE와 맺고 있는 기술전수계약은 97년5월 만료돼 우리가 이 시기이후부터 제3국에 원전을 수출할 경우 로열티 지불의무가 없는데도 10년 유효기간을 지닌 양해각서에 로열티 지불규정을 명시한 것은 북한 경수로지원을 목적으로 양해각서가 작성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이에 대해 『CE가 북한에 단독진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체결한 것』이라며 『북한진출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밝혔다.<선년규 기자>

◎한전-CE사 양해각서/전문

①양사는 제3국 원전사업 공동진출을 위해 협력한다.

②제3국 마케팅을 위한 주요활동은 ▲원전사업 관련정보 교환 ▲마케팅 계획수립 ▲제의서 개발 ▲마케팅전략 협의 ▲현지 합동조사단 파견등이다.

③제의서 작성시 합동팀을 구성해 공급범위 계약형태등을 수립한다.

④각사는 특정사업에 제3자의 참여를 제의할 수 있다.

⑤특정사업에 독점적으로 공동참여시 추가합의서를 체결한다.

⑥제의서 작성 및 응찰시 기술및 가격면에서 경쟁성이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강구한다.

⑦북한 원전사업을 포함해 CE의 공급범위가 울진 3, 4호기 수준으로 공동참여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로열티를 상호 부과하지 않는다. 북한 원전사업의 참조 발전소로 울진 3, 4호기가 채택되고 한전이 주계약자가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강구한다.

⑧본 합의각서에 입각해 교환되는 정보는 각서 이행목적 이외의 용도로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

⑨본 각서는 합병 합자등 공식적인 사업협력관계의 효력을 갖지 않는다.

⑩각서에 관련해 발생하는 제반 비용은 각사가 부담한다.

⑪각서 유효기간은 10년이며 양사 합의로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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