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당한 후 처음으로 김영삼 대통령이 자성과 함께 당의 쇄신과 개혁에 관해 괄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15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후보공천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당, 국민의 정당으로 새로 태어나도록 하겠다는 것 등을 표명한 것이다.김대통령이 민자당 간부들에게 밝힌 쇄신의지를 풀어보면 지방선거실패의 책임을 묻는 한편 당체제와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특히 신설된 새선거구조직책을 시발로 15대 총선후보를 새얼굴로 대폭 바꾸겠다는 내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다.
민자당이 지난 2월9일 모든 것을 개선하는 제2의 창당과 당의 세계화를 내세웠을 때 국민은 조금은 기대를 걸었지만 당운영과 대국민자세, 대국정심의자세는 여전히 세계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구태로 일관했었다. 바로 이같은 실망스런 모습 때문에 민심이 등을 돌려 전례없는 집권당의 대패를 자초하고 만 것이다.
이제 김대통령은 당쇄신에 앞서 선거참패의 원인분석, 그리고 집권당의 구실을 못하고 있는 병든 공룡에 대한 진단부터 해야 한다.
이와함께 당 출범이래 숱하게 내걸었던 당의 개혁과 새 정치가 단 한번도 구체화하고 성공하지 못한 배경부터 정밀분석하는 일이 긴요하다. 그런 다음 국민이 공감하고 기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처방안을 실천해야 한다.
우선 말뿐인 당내민주화의 구현, 즉 정치개혁법을 추진한 정당답게 당내의 자유로운 언로를 터야 하고 모든 계파가 혼연히 당 일에 팔을 걷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계파를 떠나 골고루 요직에 기용해야 한다.
다음, 모든 국정사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정당, 국민속에 파고들어 찾아다니며 문제를 풀어주는 정당,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당, 실효성 있는 정책개발에 주력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아울러 젊은 20∼30대를 비롯, 각계의 유능한 인사들이 자진해서 믿고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은 삼풍사건에 충격을 받고 소리없이 뛰는 물가고에 시달리며 대기업은 호황인 가운데 중소기업은 그토록 지원했다면서도 잇달아 도산하고있는데, 당이 침묵을 지키고 정부와 청와대는 모든 것이 순항하는 듯이 생각하는 한 아무리 새얼굴로 물갈이를 하고 요직바꿈의 인사를 단행해도 집권당에 대한 기대는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국민은 김대통령이 펼칠 당의 재생을 위한 대대적 수술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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