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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시신 못찾은 윤연수검사 김상헌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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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시신 못찾은 윤연수검사 김상헌판사

입력
199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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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40개병원 헤매도 끝내 “모르겠다” 대답뿐/윤검사­아내 등 4명/김판사­어머니 실종서울지검 형사6부 윤연수(32)검사는 일가족 4명을 아직도 찾아 헤매고 있다. 윤검사는 사고당일 「백화점에 간다」는 아내 서혜경(27)씨의 메모를 보고 붕괴현장에 달려갔으나 옥외주차장에서 아내의 승용차만 발견했다. 윤검사는 이후 업무를 미루고 매일 현장과 병원을 수소문했으나 사랑하는 아내와 두살배기 아들 원진군, 생후 8개월도 안된 딸 하은양, 안동에서 올라온 처제 명숙(25)씨는 소식이 없었다.

신원미상 시신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시신이 안치된 40여개 병원을 다 뒤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연락을 해 봤으나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윤검사는 『관료조직의 경직성을 피부로 절감했다』며 『무분별한 구조작업과 성의없는 시신처리에 안타까움을 느낄뿐』이라고 말했다.

윤검사는 89년 31회 사법고시에 합격, 군법무관을 거쳐 올해초 서울지검에 부임한 초임검사로 컴퓨터범죄 등 첨단정보관련 범죄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다.

한편 윤검사의 국민학교·대학동창인 서울지법 민사12부 김상헌(32)판사의 모친 장태숙(60·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씨의 시신도 아직 발견되지 않아 삼풍백화점과 인접한 법조계 인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있다.

윤검사와 김판사는 사고현장과 실종자대책본부등을 오가면서 가끔 얼굴을 마주치지만 서로 아무런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하고 쓸쓸히 발걸음을 돌린다고 한다. 하루하루 바닥이 드러나는 붕괴현장을 바라보는 젊은 검사와 판사의 가슴은 절망으로 무너진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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