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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북“거만” 주는 남“쉬쉬”/송대수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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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북“거만” 주는 남“쉬쉬”/송대수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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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 베이징(북경)에서 열린 남북 쌀회담을 취재하던 한 외국기자가 던진 말이다. 지난번 1차회담때처럼 이번 2차회담도 많은 외신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매일 회담장과 브리핑룸에는 세계 각국 언론사 특파원 20∼30명이 모여들어 이번 회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그러나 이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한국대표단이 제공하는 정보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답답한 이들 외신기자들은 한국특파원들에게 매달렸지만 속타기는 한국특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18일에는 정오 조금지나 회담이 돌연 정회된 후 자정이 다 되도록 10여시간동안 한국대표단은 대변인마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한마디가 제대로 사실확인을 거칠 사이도 없이 그대로 큰 뉴스가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편향된 보도나 오보를 피할 수 없게 돼 있었다. 물론 우리 특파원들은 이 회담에서 거론되는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협상 내용을 공표하지 않는다는 쌍방간의 합의가 있음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직·간접으로 자신들의 입장과 회담내용을 흘려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우리측은 좋게 말해 원칙에 충실했는지는 몰라도 회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당당한 자세가 엿보이지 않아 씁쓸했다.

한 외신특파원은 『이번 회담은 한국측에서 쌀을 추가 지원하고 남북경협도 확대하자는 회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쌀을 받는 북측은 당당하고 목소리도 있는데 지원하는 남쪽은 왜 철저히 비공개로 숨기고 목소리도 없느냐』고 의아스러워 했다. 외국 기자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 대표단이 칼자루를 쥐고 할 회담을 칼끝을 쥐고 하기는 이번도 1차때나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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