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5.07.20 00:00
0 0

기업내부의 통치구조는 나라마다 특색이 있다. 대주주 일인전횡 체제로 소유와 경영이 일체화해 있는 한국형은 「강한 소유자 약한 경영인」체제이고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많아야 2∼3%정도가 대부분인 구미 선진국의 경우는 「강한 경영인 약한 소유자」형이 일반적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마크 로 교수는 그의 최신 저서에서 소유가 크게 분산돼 있어 주주가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미국식 기업통치구조가 일사불란한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창의와 혁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강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상의하달의 톱다운식 의사결정구조는 효율적이지만 위태롭고 하의상달의 바텀업식 의사결정은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전하며 위기에 강하다는 것이다. 권한이 집중된 비민주적 경영방식은 기업의 창의와 자생력을 죽이고 환경적응능력을 약화시킨다. ◆우리 기업들이 돌진은 잘 하지만 위기에 약한 것도 한국형 기업통치구조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삼풍이 붕괴위험을 감지하고도 현장에서 신속한 결정을 못한 것이나 설계 시공과정의 무수한 불법이 내부에서 견제되지 못한 것도 「약한」 경영인들만 있었기 때문이다. ◆삼풍의 기업통치구조는 우리 기업들에는 전형적인 것이다. 대다수 한국기업들이 삼풍같은 위태로운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는 말도 된다. 삼풍이 우리에게 교훈의 백과사전이 돼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경영의 민주화라는 측면에서도 삼풍은 값비싼 교훈이 돼야 할 것 같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