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세계사적 비중 새로 평가/이례적 두번째 국빈방문 “큰 의미”청와대는 「인왕산」이란 암호명이 붙은 김영삼대통령의 미국방문을 「21세기 아태시대를 위한 한미동맹관계의 재설립」이란 주제하에 준비해왔다.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은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이 되는 역사적 시점임을 감안, 지난 반세기에 걸친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재평가하고 21세기의 미래지향적 동맹관계 발전방안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청와대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 50년의 한미관계에서 우리나라가 수혜적인 입장에 있었다면 향후 양국관계는 아태지역의 대표적인 두 나라로서 안보·경제협력을 통한 명실상부한 동반관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잊혀진 전쟁」이라 불렸던 한국전쟁이 끝난지 45년만에 워싱턴에 세워진 한국전참전 기념공원준공식에 양국 정상이 참전국 대표들과 나란히 서게 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전쟁은 공산주의세력의 확장을 저지함으로써 종국적으로 냉전시대의 종식을 가져올수 있게 한 역사적 사건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선진국의 대열에 서게 된 모범적 사례로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에 재인식되면서 새로운 한미관계의 출발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이래 네번째 이루어지는 양국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APEC회의에서 만난지 8개월만에 다시 대좌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또다시 이번에 정상회담이 추진된 것은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총선과 대선으로, 미국은 대선으로 이어지기때문에 올해 정상회담을 갖지않으면 양국간의 정상회담은 3∼4년간 공백이 생긴다는 양국간의 공동인식에 의한 것이다. 특히 임기중 한번에 한해 국빈방문을 인정해온 미국의 외교관행으로 보아 김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두번째 국빈방문이 된다는 것은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미국측이 어느정도 비중있게 보고있는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방미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무엇보다 예기치못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등으로 인해 방미시점이 좋지않다는 여론에 따라 김대통령은 일정을 단축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초 오는 22일 출국해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을 방문한뒤 귀로에 하와이에 들러 31일 귀국키로 했던 9박10일의 일정에서 하와이체류를 빼고 29일 귀국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바람에 지난해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시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함대를 방문했던 것에 대해 미국측이 섭섭해하는 점을 감안, 미태평양함대를 방문하려고 계획했던 것이 결국 무위로 끝났다. 김대통령은 또 샌프란시스코 방문의 경우도 취소검토토록 지시했으나 국빈방문의 경우 최소한 2개의 지방도시를 먼저 방문하는 것이 외교관례인데다 시차조절등을 감안, 원안대로 했다는 후문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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