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향 이론밝은 인물들 집결/지도체제·외부영입 등 업무포괄19일 발족한 「김대중신당」의 창당주비위 조직중 창당기획단(단장 임채정의원)이라는 기구가 눈길을 끈다. 창당주비위에서 사실상 독립된 조직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도 이에 대해 『신당의 성패가 기획단에 달렸다. 말그대로 가장 중요하고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며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획단은 DJ신당의 산실이자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우선 당지도체제 구성문제를 포함한 당헌당규 골격마련및 외부인사영입과 인력 재조정문제까지 다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창당준비위 구성전에 조직책 인선문제도 사전에 가닥을 잡아갈 예정이어서 당내외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단장도 『「DJ당」 「호남당」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고 창당명분에 걸맞는 당을 만들려면 독하게 마음먹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김이사장에게 「지역등권론」의 골간을 제시해준데 이어 동교동캠프에서 가장 먼저 신당창당론을 제기했고 초선의원으로 유일하게 「17인중진모임」에 참석했을 만큼 김이사장의 신임이 각별하다. 기획단의 멤버도 김이사장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개혁성과 이론에 밝은 인사들로 구성했다. 김이사장의 비서출신인 신계륜 의원과 아태재단의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선임연구위원으로 있는 황주홍 씨가 부단장이다. 위원으로는 원내에서 동교동 직계인 한화갑 의원과 이석현 의원이, 원외에서는 민주당의 박우섭 정책실장, 윤호중 경기 가평지구당위원장 김민석 영등포을 지구당위원장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기획단의 주요 업무는 크게 네가지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신당의 지도체제문제다. 김이사장이 기획단에 주문한 것은 계파간의 나눠먹기식 당운영, 중간보스 중심의 계보정치를 없애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재―부총재체제에서 기존의 중간보스들을 고문단으로 묶어 예우만하고 대신 실무형 부총재체제를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당조직을 위원회형태로 바꿔 능력있는 3선급의원들을 대거 위원장겸 부총재로 임명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신당이 장악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여권의 당정협의같은 조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같다. 시도지사는 신당의 총재단과, 시장·군수·구청장등 기초단체장은 지구당 또는 시도지부와 당정협의기구를 만들겠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는 창당일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15대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하기 위한 인력보강및 기존세력에 대한 물갈이 틀을 만드는 역할도 기획단이 추진할 과제이다. 이와 함께 당 사무처조직의 개혁과 지구당 조직정비등 공조직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단멤버가 대부분 김이사장 직계이기 때문에 주비위 계선조직과 마찰이 예상되며 당내 반발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동국 기자>이동국>
◎「신당행 막차」 누가탈까/조세형 부총재·조순형 의원 가세 확실시/친신당 유인태·원혜영 의원은 잔류굳혀
「김대중 신당」의 창당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신당참여파와 민주당잔류파의 구분도 점차 확연해지고 있다. 그동안 양진영 사이에서 추이를 지켜보던 「중간층」의원들이 속속 나름의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19일 구당모임에 불참한 조세형 부총재가 조만간 신당참여의사를 밝힐 예정이고 조순형 의원의 가세도 확실시된다. 또 전국구의 조윤형 김충현 박은태 의원도 참여 가능성이 높다.
구당모임 의원 가운데 친신당쪽으로 알려졌던 유인태 원혜영 의원은 민주당에 남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측근들이 밝혔다. 또 이철 의원은 지방에 머물며 생각을 정리중이나 『신당행은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다』는게 주변의 얘기이며 박일 장기욱 의원도 잔류가 예상된다.
이렇게 보면 민주당의원 96명중 신당참여파는 69명, 잔류파는 27명선이 될 전망이다. 『최소 80명이상이 참여할것』이라는 동교동계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참여규모이다. 잔류파의 성향을 보면 이총재계가 9명, 반리총재진영이 김원기 이부영 부총재, 제정구 의원등 16명이고 김말룡 신진욱 의원은 중도파이다.
이와함께 김근태 부총재는 그가 이끄는 국민회의 인사들의 신당참여 권유에도 불구, 본인은 불참쪽에 기울어 있다는 후문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박석무 의원 등 3명/DJ 텃밭서 신당거부 주목/모두 김원기계… “대의명분 따르겠다”/「살생부」관련 “불가피한 선택” 관측도
19일 신당불참을 선언한 민주당의 박석무(전남 무안) 홍기훈(전남 화순) 황의성(구례 곡성)의원등 3명은 모두 호남출신이다. 그래서 다른 민주당의원들의 잔류선언과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역구의 정서상 신당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자신들의 재선을 기약하기가 어렵다.
박의원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열과 지역갈등의 심화로만 치닫는 신당창당은 호남인의 집권을 이룩하기보다는 좌절로 귀결될 것이 뻔해 지역주민의 비판을 무릅쓰고 대의를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모두 민주당잔류 입장을 밝힌 김원기 부총재의 계보소속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부총재의 계보원중 김영진 정균환 김명규 정상용 의원은 신당참여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김부총재는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자신의 계보원들과 함께 민주당에 잔류하게 돼 향후 행보에 상당한 힘을 얻을 것같다.
그러나 박의원등의 민주당잔류를 명분과 대의보다는 자신들의 정치현실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시각들도 만만치 않다. 즉 신당은 대폭 물갈이를 창당의 중요한 명분으로 삼고 있으며 박의원등이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이들의 신당불참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주변에 떠돌았던 「살생부」에는 이들의 이름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러나 박의원등은 이러한 시각을 단호히 부인했다. 박의원은 이날 『신당측의 고위인사로부터 공천문제라면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신당참여를 종용받았으나 거절했다』면서 『신당불참과 공천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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