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아태 평화재단 이사장은 예상대로 국민에 대한 정계은퇴약속을 스스로 뒤집고 정계복귀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당초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것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않겠다」고 했던 것과는 달리 회견에서는 위약에 대해 사과한 뒤 그 나름대로 정치재개와 신당에 관한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왜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정치를 다시하고 신당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쉽게 납득할지 의문이다.김이사장은 위약에 대해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은퇴후 2년반이 지난 오늘의 현실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현 정국상황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 이것은 선거에서 나타난 대로 김영삼정권에 대한 준엄한 국민적 심판으로 명백해졌다는 것이다. 설령 국가적 위기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정계복귀이유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둘째 민주당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즉 이기택 총재의 지도력부족과 나눠먹기식 당운영, 파벌과 금력을 동원한 당권경쟁등을 복귀의 이유로 들고 있는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이총재의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때나 단일지도체제때 모두 9인 최고위원·부총재의 9색으로 늘 흔들려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따지고 보면 책임의 50% 이상은 소위 동교동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국민은 지방선거직전, 광역단체장 후보공천에 정계를 떠났고 또 평당원인 김이사장이 공공연하게 개입한데 대해 놀랐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나눠먹기식 운운하고 정계복귀와 신당을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진정 당을 개혁하려 한다면 예정대로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쇄신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더구나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느닷없이 새집짓기론을 들고 나오는 것이야말로 논리의 비약인 것이다.
김이사장은 이날 위약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마지막 봉사」 「시간이 지나면 충정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도 정치재개와 신당논이 어느정도 합당했을 때나 가능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역사와 국민은 김이사장이 굳게 다짐했던 약속과 파기를 쉽게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싫건 좋건 우리 정치는 세대교체와 순리의 정치에 역류하는 이른바 3김시대가 재현하게 되었다. 이때문에 지역당화의 가속, 3김씨간의 감정까지 곁들인 힘겨루기 정치, 1인정당체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만큼 신당은 국민의 주목과 의구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신당의 책임과 할일이 막중하다는 뜻이다. 지역당이 아니고 대권의 발판이 아니며, 1인의 당이 아닌 당내민주화와 정책을 꽃피우는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 그것이 신당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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