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심해 “사망 수백명”/냉방열악 빈민가 더 피해지난 12일이후 5일째 계속되고 있는 기록적인 살인더위로 16일(현지시간) 현재 2백여명이 사망한 미국 중서부와 동부지역은 폭염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3일 섭씨 41도의 열파가 덮친 시카고 지역은 사인이 더위로 밝혀진 공식사망자수가 현재 1백20명이지만 혹서가 시작된 이후 사망한 3백여명중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보여 피해규모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모든 변사자에 대해 사인확인을 위해 실시하는 부검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망자가 갑자기 늘어나자 시카고 시의 부검의들은 손이 모자라 아우성이고 시신의 3분의 2 정도는 곧바로 장의사로 보내져 부검을 대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리처드 데일리 시장은 16일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폭력사태가 난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3백39명이 사망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탄식했다.
이번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그 다음으로 어린이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노인들은 평소의 지병이 더위로 악화되거나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미처 서늘한 곳으로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냉방시설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빈민가에서 피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카고에서는 지난 14일 밤에만 54명이 사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전력수요폭증에 따른 정전으로 선풍기와 에어컨이 꺼지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현지 의료당국이 밝혔다.
사망자중에는 천장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이층침실에서 잠자던 75세와 65세의 노부부가 열파에 나란히 숨진채로 발견되는가 하면 집앞 길을 수리하던 80세 노인이 숨지기도 했다. 또 보모가 자동차를 뜬 사이 남자 어린이 2명이 차속에서 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워싱턴에서는 관광명소중 하나인 높이 1백69의 워싱턴 기념비가 냉방시설 고장으로 인한 내부온도상승으로 4일째 문을 닫았다. 이 기념비가 문을 닫기는 1888년 10월9일 개관이래 처음이다. 또 전력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 15일 워싱턴 일부지역의 5천여가구가 정전소동을 겪어야 했다.
이같은 열파속에 오하이오에서는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밀려들어 폭풍우를 일으키면서 야외 결혼피로연장을 벼락이 때려 신랑과 그의 동생이 숨졌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미국의 모든 언론들은 이번 혹서를 주요뉴스로 전하면서 더위에 따른 주의사항을 상세히 알리는등 「더위경보」를 내리고 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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