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나 박더라도 책임시공 이뤄져야/“실종자”란 말 없어질때까지 구조당부『시장님께 드립니다.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된 안일한 적당주의가 참사를 불렀습니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삼풍참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 박승현(19)양등 세 기적의 주인공이 17일 조순 서울시장에게 편지를 썼다.
건강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은 이날 첫 전화통화를 갖고 서로의 안부를 물은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작은 힘이나마 모아보자』는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서울시장에게 편지를 쓰자고 의견을 모았다.
건강을 회복한 최군이 자필로 쓰고 유양 박양이 서명키로 했다. 유양은 『인명구조작업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을 포함시켜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들은 삼풍사고 원인이 부실시공에 있지만 우리 사회의 적당주의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어른스럽게 지적했다.
『못을 하나 박더라도 안전을 생각하는 책임시공이 이뤄져야 합니다. 부디 시장님께서도 그런 안전의식과 책임의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세 젊은이는 자신들만 살아나온 것이 다른 희생자와 가족들에게는 죄스러운듯 『지금 이시간에도 서울교대에서 가족의 생사를 몰라 애태우는 실종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삼풍관련 실종자」란 말이 없어질 때까지 인명 구조작업을 계속해 주십시오』라는 말로 편지를 끝냈다.
무책임한 어른들에 의해 귀중한 생명을 잃을 뻔했던 이들이 병상에서 기성세대에게 보낸 첫 메시지였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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