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남아 기초불실여부에 손못대자 난감/백화점·시공사 책임공방 가열에 입조심도○…검·경합동수사본부는 조남호 서초구청장의 귀가조치를 끝으로 삼풍백화점과 서초구청간의 뇌물커넥션 수사를 일단락짓고 붕괴원인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공·감리·설계분야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검 형사1부는 관·업유착비리 규명수사가 결국 「부실」로 끝났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붕괴원인에 대한 수사에서는 결론을 내리는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성수대교 사건때 보다 훨씬 복잡해 단순화시키기는 무리』라며『성수대교사건때 그토록 치밀하게 수사해 기소했는데도 서울시 관계자에게 무죄가 내려졌던 전례가 되풀이 될까 우려된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검찰은 일단 이번주중 시공·감리·설계책임을 물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지만 현장의 잔해 제거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음에 따라 기초공사부실여부를 규명할 수 없게 되어 난감한 처지다.
검찰 관계자는 『원인이 완벽하게 규명되는 2∼3달후로 사법처리를 미룰수도 없고 당장하자니 또다른 결정적 원인이 나타날 것 같고 해서 진퇴양난』이라며 『이번 기회에 사고원인 조사에 1년이상 걸리는 외국의 사례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붕괴의 책임소재에 대해 삼풍백화점측과 시공사인 우성건설측과의 공방이 날로 가열되자 입조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양측의 책임공방이 최대의 쟁점이 될 것』이라며 『어느 편을 든다는 인상을 줄 경우 공연한 오해를 살 수 있어 말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사고원인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나름대로 건축학의 기초등을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수사검사들의 입에서 어려운 건축용어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와 『검사인지 건축사인지 모르겠다』는 농담이 오가고 있다.
한 수사검사는 무량판 구조의 붕괴사례를 분석한 일본 서적까지 읽고 우성건설과 삼풍건설산업 관계자들을 추궁하며 이들의 변명을 조목조목 반박, 거의 전문가수준에 달하는 지식을 과시하기도 했다는것.
이 검사는 『건축이론을 잘 모르면 조사대상자들과의 싸움에서 백전백패한다』며 『복잡한 대형사건이 빈발해 검사하기도 점점 어려워 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