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1주기가 지난 8일 지나갔다. 남한은 삼풍백화점사건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거의 관심권밖으로 밀려나 있었지만 북한에서는 이날 전국에 세워졌던 김일성동상을 철거하고 새로 더 큰 동상을 세우는가 하면 평양에는 김일성기념묘가 세워져 개관식을 하면서 김일성사후 모시기운동을 시작해 북한전역이 떠들썩했었다.소련독재자 요시프 스탈린이 죽었을 때(1953) 그의 짙은 그림자는 구 소련 전역을 3년간 그대로 덮고 있었다. 1956년 소련 제20차 공산당대회에서 니키타 흐루시초프당제1서기가 스탈린을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비로소 스탈린의 절대적 위치가 내려앉기 시작했었다. 김일성의 절대성도 스탈린 경우를 비교해 보면 적어도 3년은 더 가지 않겠느냐라는 의문이 든다.
김일성절대숭배사상의 유지는 현 북한체제에 적어도 두가지 이익을 갖다 줄것이다. 첫째는 정치적 책임의 소재를 떠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아무리 험하더라도, 정책모순이 아무리 크게 나타나더라도 김일성사상의 꼬투리를 꺼내면 아무도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김일성은 과오를 범할 수 없는 신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김일성의 이름으로 정치가 전개되는 한 북한에서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것이다.
둘째는 김일성사상을 벗기기 위한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정치 경제 역사 스포츠등 모든 사회분야가 김일성사상으로 채워져 있어 어느 한 분야의 잘못을 고치려 해도 김일성사상과 맞물려 있어 쉽게 고칠 수 없게 돼 있다. 제네랄 셔만호와의 싸움도 김일성가에서 수행했고 항일운동도 모두 김일성이 주관했으며 북한경제, 정치, 스포츠, 사회운동등 어느 하나 김일성사상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분야가 없다.
뻔히 잘못된 것이 보인다해도 그것이 김일성사상에 묶여 있기 때문에 이를 풀어낼 재간이 없다.
8일 인민위원회 의장 양형섭은 김일성기념묘개관식에서 『김정일동무가 김일성동무의 사상, 지도력, 그리고 고귀한 덕목을 모두 물려 받았다』고 선언했다. 김정일체제는 김일성 사상체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선언인 것이다.
문제는 김일성 사상이 한국의 존재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것만 아니라 이 나라를 「미제의 앞잡이」 「썩은 자본주의」 정도로 알고 언제든 이를 부숴야 한다는 사상을 깔고 있다. 그동안 전쟁을 일으키고 테러를 하면서 그 사상을 행동에 옮겨왔다. 아직 이런 사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 제도를 막기 위한 남한의 상징은 태극기이다. 조선조 말 특명전권대사로 일본에 간 박영효가 고안해 이 나라 국기로 사용한 이래 태극기는 일본강제점령 아래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6·25중 북한공산주의와 싸우면서 한민족 생존권의 상징으로 살아왔다.
전쟁중 평택에서 한 인민군에 의해 어떤 시골 할머니가 태극기로 마룻바닥을 문지르라는 명령을 받았을때 태극기 대신 태극기를 쥔 주먹으로 마루를 밀다가 결국 마룻바닥을 피로 범벅이게 했다는 애기를 월남한 전 인민군정치장교 오기환씨로부터 들은 일이 있다.
그런 태극기가 얼마전 북한에 쌀을 건네주러 간 배에서 강제로 북한군에 의해 강제로 끌어내려지지 않았던가. 그 선장이란 자는 누구인가. 그런 선장을 용인하는 당국의 처사는 과연 올바른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을 그냥 과거지사로 넘긴다는 것은 역사에 너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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