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을 추진중인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사퇴불가및 신당창당반대로 맞서고 있는 이기택 민주당총재간의 정쟁은 14일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당초 일정대로 신당창당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데 반해 당내중도파인사들은 이날도 신당창당반대를 잇따라 선언하는등 곳곳에서 국지전을 벌여 민주당분당사태는 마치 폭풍전야상황을 맞고있다.◎신당파 움직임/초스피드 진행… 비판여론 희석 부심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범동교동계는 14일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선언과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 추이를 점검하며 분야별 실무작업에 착수하는등 창당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권노갑 한광옥 부총재 등 김이사장의 핵심측근 모임으로 신당작업의 구심체가 되고 있는 「11인 모임」은 이날 여의도의 내외연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신당대책을 숙의했다.
11인 모임이 이날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목은 여론의 동향이었다. 참석자들은 신당창당과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 비판여론이 강한 현실을 감안, 신당창당의 당위성에 대한 논리 개발에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멤버중의 한사람인 박지원 대변인이 전했다. 11인 모임은 또 이날 매일 아침 정례회의를 열고 신당작업추진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이사장도 이날 일부 언론이 자신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에 대해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가 극히 부정적임을 중시, 여론의 방향을 돌리기 위한 대책 마련을 측근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사장은 그러나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보고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김이사장이 이날 바쁜 시간을 쪼개 삼풍백화점참사 대책본부를 방문, 구조활동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희생자가 안치된 병원 영안실을 찾아가 유족들을 위로한 것도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행보였다.
김이사장은 또 오는 18일의 신당창당선언 기자회견에서도 비난여론을 희석하기 위해 획기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추진파들은 또 이기택총재퇴진요구서명운동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권로갑부총재등은 이날 서명에 소극적인 의원들을 접촉, 집중 설득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서명동참의원은 동교동계가 당초 예상했던 80명선보다는 적은 70명선에 머물것이라는 관측이다. 동교동계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도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가 적지않다며 신당에 최종적으로 참여할 의원은 80명선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교동계는 오는 18일 김이사장이 신당창당을 공식선언한 이후에는 창당작업을 초스피드로 진행, 최단기간에 창당대회를 마치기로 하고 대체적인 일정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는 광복 50주년인 다음달 15일 창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당에 통일을 준비한다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신당의 데뷰무대가 될 정기국회에 대비, 전열을 갖추기 위해 내달 15일까지는 창당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동교동계는 이달 말께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창당준비위를 발족시키고 곧바로 지구당창당대회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반신당파 대응/구당모임 결성 당내개혁 서명작업
산발적으로 신당반대 목소리를 내던 민주당내 「반신당 반KT」성향인사들이 14일 「구당과 개혁을 위한 모임」을 구성했다. 신당반대세력을 규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위해 전열을 정비한 것이다. 참여인사는 김원기 조세형 노무현 김근태 부총재와 이철 김종완 장기욱 김원웅 제정구 유인태 원혜영 이상두 의원, 김정길(김정길)전최고위원 이강철 김희선 방용석 당무위원등이다.
이들은 이날 김근태부총재의 중재로 국회귀빈식당에서 첫모임을 갖고 신당반대, 이기택총재사퇴및 당내개혁등을 기치로 내걸고 이를 위한 서명운동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미 당내에는 36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단및 28명의 청년당직자들이 반신당 반KT를 선언한 상태라 서명작업은 적지않은 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반대의 주도권을 놓고 이총재측과의 또다른 대결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모임이 신당반대에서 신당불참으로까지 발전할 경우에는 이총재를 제치고 당내 주류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구당모임의 결성은 개별면담등을 통해 의원들을 각개격파하고있는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대세몰이에 대한 집단적 보호막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 김정길전최고위원은 『구당모임은 당내개혁이 안돼 결국은 신당에 합류할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명분축적용이 절대 아니다』며 항간의 의구심을 일축했다.
구당모임은 이날 발표문에서 『신당창당으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보내준 국민의 지지에 부응할 수 없다』며 『당의 개혁을 통해 광범위한 민주세력이 결집함으로써 수권정당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총재의 거취와 관련, 『지방선거에서 이총재가 보여준 행태는 국민과 당원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총재직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구당모임의 대변인을 맡은 제의원은 『이총재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으므로 8월전당대회에 당권주자로 출마할 자격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총재측과 논의할 일이라곤 이총재의 사퇴문제협상뿐』이라며 신당반대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총재측과는 연대하지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구당모임은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서는 『지금은 당을 살릴 방법을 논의할 때』라며 분명한 찬반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신당반대와 달리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여부에 대해서는 구당모임내 견해차가 적지않으므로 내분의 불씨가 될 이 문제는 뒤로 넘기겠다는 의도다. 이런 배경에서 당내의 대표적인 반DJ론자인 이부영 부총재는 신당반대파임에도 합류하지 않았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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