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적뒤엔 「워치맨」 있었다/시력좋고 눈썰미 있는 30명 투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적뒤엔 「워치맨」 있었다/시력좋고 눈썰미 있는 30명 투입

입력
1995.07.15 00:00
0 0

◎중장비탑승 잔해속 「인기척」 찾아지난 11일 매몰 2백85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유지환(18)양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다름아닌 「워치맨」이었다. 포클레인의 육중한 강철팔이 콘크리트 더미를 헤집는 와중에서 잔해더미 틈바구니사이로 살짝 드러난 유양의 왼쪽발을 발견해냄으로써 극적인 구조드라마는 시작될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워치맨. 그들은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포클레인과 크러셔(콘크리트절단기) 1대에 1명씩 조를 이뤄 끊임없이 걷어내고 들어올려지는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사이에서 생존자를 발견해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 생존자 구조작업의 최일선에서 또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들은 눈을 부릅뜨고 겹겹이 쌓여있는 잔해더미를 주목한다.

워치맨이 처음 현장에 등장한 것은 최명석(20)군이 극적으로 구출된 9일부터. 사고발생 열흘이 지나면서 현장에서의 구조작업은 생존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아래 시신발굴에 치중했었다.

그러나 최군의 구조를 계기로 사고대책본부는 백화점이 붕괴되면서 생긴「최소생존공간」에 더 많은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중장비안에 워치맨을 한 사람씩 탑승시키기로 했다.

중장비 1대에 5∼6명씩 따라붙는 생존자 탐색반은 중장비의 작업진행 지역을 중심으로 생존자 공간을 찾는데 반해 워치맨은 한 대의 중장비가 맡고 있는 전 작업범위를 높은 곳에서 찬찬히 조사한다. 특히 중장비가 파헤치는 콘크리트더미 뒤쪽은 생존자 탐색반이 잘 볼 수 없어 이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워치맨은 따라서 시력이 좋고 눈썰미가 있어야 한다. 대책본부는 구조대원들중 이러한 조건을 갖춘 사람 30명을 워치맨으로 선발, 3교대로 작업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합동구조반의 한 관계자는 『작업현장을 거시적으로 살펴보는 이들과 미시적으로 조사하는 생존자 탐색반의 호흡이 잘 맞고 있는데다 워낙 혼신의 노력으로 생존자를 찾고 있어 또한번의 기적같은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권혁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