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있는 교수·기술진 8명으로 구성/일부 문제확인… 이달말 중간발표 예정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원인규명 감정단」(단장 김덕재·중앙대교수)이 열흘째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감정단은 삼풍백화점의 붕괴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검찰에 기술적 사항을 조언하기 위해 지난 4일 발족한 한시기구. 공정성을 위해 삼풍백화점의 건설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백화점 관계자들과도 친분이 없는 교수및 실무기술진 8명으로 이루어졌다.
감정단은 현재 설계및 시공등 두 부분으로 나누어 현장정밀검증과 함께 시료채취및 분석, 설계도면및 구조계산서 비교·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설계분야의 부실여부를 밝혀내는 임무는 김덕재(60) 정재철(국민대) 홍성목(서울대)교수, 이문곤 정일엔지니어링소장등 4명이 맡고있다.
이들은 삼풍백화점 건설당시 2백여쪽에 달하는 관련설계도와 6백여쪽분량의 구조계산서를 확보, 구조계산에 맞게 설계및 시공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정밀검토하고 있다. 감정단은 일단 백화점 4층의 20개 원형기둥중 4개가 구조계산서(기둥직경 8백㎜·철근 16가닥 삽입)와 달리 직경 6백㎜의 기둥에 철근 8가닥만 사용된 사실을 밝혀냈다. 감정단은 그러나 이것이 붕괴의 직접원인이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 이보다는 구조계산및 설계과정에서 건물의 고정하중과 적재하중등 예상하중을 감안, 최저기준치의 2∼3배까지 견디도록 산정해야 하는 「안전율」을 정확히 지켰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이와함께 붕괴당시 상층부에 무리한 하중이 걸렸던 점을 중시, 냉각탑의 설치및 위치변경 경위에서부터 5층 식당가의 대형냉장고및 가구의 무게등까지 조목조목 따져보고있다.
「부실시공」여부를 맡고있는 정란(단국대) 서치호(건국대)교수와 김창익 대한주택공사 기술본부장은 지난 5일 새벽 첫 현장검증을 실시한데 이어 난지도 쓰레기매립장등에서 슬래브―콘크리트더미, 철근등을 채취, 국립건설시험소에 분석의뢰했다. 이결과 콘크리트강도는 기준치인 2백10㎏/㎠에 근접한 수치가 나왔고 콘크리트 기본재료인 시멘트와 모래, 자갈등도 정상적으로 사용됐으며 철근역시 적정굵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그러나 슬래브속에 박힌 철근의 깊이와 드롭패널의 두께등이 설계도와 달리 시공돼 하중에 견디는 응력에 문제가 있음은 확인한 상태다.
암반과 토사로 이루어진 백화점 지반의 침하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질전문가인 정형식(한양대)교수가 조사할 예정이나 현장복구와 구조작업이 진행중이어서 아직 본격작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감정단은 앞으로 정확한 붕괴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설계도및 구조계산서, 채취된 시료등을 분석해 뽑은 계산수치등을 토대로 당시 백화점의 골조구조및 각 층에 걸리는 하중등을 산정하고 붕괴과정을 알아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도 실시한뒤 이르면 이달말께 1차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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