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명 걸고 「홀로서기」 탐색/입지보강 「계산된 행동」 해석도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범동교동계의 신당창당작업을 반대하는 민주당내 「저항세력」의 규모와 행보는 어떻게 될까. 특히 범동교동계에 속하면서도 창당반대기치를 내건 김원기 조세형 부총재의 거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있다. 두 사람은 14일 신당창당에 반대하는 개혁모임과 김근태 노무현 부총재등과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그동안 음양으로 김이사장의 영향력에 의존해온 두사람이 김이사장의 영향권을 벗어나려는 시도는 상당한 모험이 아닐 수없다. 자칫 자신들의 정치생명자체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내에서 나름의 입지와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들이 신당창당을 끝까지 반대한다면 신당추진세력들에게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에서 두 사람이 신당창당에 끝까지 저항하며 김이사장에게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와관련, 김·조부총재 모두 아직까지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되새겨볼 대목이다. 하지만 두사람의 현재 기세로 미뤄볼 때 입장을 바꿔 신당대열에 합류하기는 일단 힘들어 보인다. 반면 두 사람은 모두 『신당창당의 명분이 없다』는 주장을 줄곧 펴왔다. 국민여론이 신당창당에 지극히 부정적이라는 점도 이들에게 신당창당에 반대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있는 요인이다.
김부총재의 입장은 한층 강경하며 『절대 신당에 들어가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손해가 있더라도 옳지않은 일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단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에 비해 조부총재는 조금 여유를 두고있다. 그는 『끝내 신당이 나오면 그때 가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그는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말은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김부총재등이 신당에 적극 반대하고 나선데는 정치현실상의 배경과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부총재는 지자제선거공천 과정에서 김이사장의 기대를 벗어나는 몇가지 일로 당내 입지가 다소 취약해진데다 창당논의과정에서 소외됐다. 더욱이 최근 민주당주변에 나돈 「살생부」에 자신의 계보가 대거 포함된 것이 그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총재는 끌려가듯이 신당에 참여하기보다는 아예 이번 기회에 홀로서기를 시도해 보겠다는 뜻도 있는 것같다. 그는 노무현 부총재등 개혁성향인사들및 재야세력들과도 나름대로 유대관계를 유지해와 이를 기반으로 홀로서기를 해볼수도 있다는 판단인듯 하다. 하지만 김부총재의 계보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부분 신당행을 택할 것으로 보여 그는 당분간 외로운 싸움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조부총재도 김이사장과 소원한 관계다. 무엇보다도 그는 서울시장후보경선에서 김이사장이 외부인사를 끌어들인 것에 강한 반발을 보여왔다. 동교동계인사들과도 사이가 벌어져 그가 신당대열에 순순히 따라가기는 힘든 처지이다. 일부에서는 그의 신당참여 거부를 취약해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몸짓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역구(서울 성동을)기반이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는 것이 그의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두 부총재는 자신들의 정치역정에서 가장 힘든 선택의 기로를 맞고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같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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