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청장 수뢰액수 미미” 강조/시·건설부 조사확대도 “안개속”/“대충 마무리 안될말… 부패고리 꼭 밝혀야” 여론검찰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 원인이 구청등 감독관청의 인허가비리등 「관·업유착」이라고 보고 유착비리 규명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왔다.
검찰은 사고 3일째인 지난 1일 삼풍백화점 이준 회장등 4명을 구속한데 이어 전직 서초구청장 2명을 전격구속하는 등 빠른 행보로 수사를 진행시켜 왔으나 최근 서울시등 관련기관에 대한 수사확대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조기 마무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서초구청 유착수사= 2주간의 검·경수사결과 「관·업유착」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 전서초구청장읨 이충우씨와 황철민 서울시공무원교육원장, 주택과 전직원 정지환씨등 3명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다.
또 89년 11월의 1차 가사용승인부터 90년 7월 준공검사까지 백화점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서초구청 이승구 도시정비국장―김영권 주택과장―양주환 주택계장―김오성 주임등 4명이 삼풍측에서 1천4백∼1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회장등 백화점간부들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모두 10명이 사법처리된 셈이다.
검·경은 백화점의 건축인허가비리와 관련, 일단 관할 서초구청과 삼풍의 유착관계 규명에 주력, 89년부터 지난해까지 결재라인에 있던 15명중 사전영장발부자 4명과 조남호 현서초구청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사했다.
검·경조사결과 87년 준공검사 당일날 부임한 당시 도시정비국장 임채근씨를 제외한 전원이 삼풍측으로부터 1천여만원에서 50만원대의 사례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뇌물액수가 미미해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회장 예금계좌 2개에서 빠져나간 비자금이 33개 시중은행 지점 48개계좌를 거쳐 세탁된 사실을 확인, 로비자금 사용처를 추적중이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민선구청장인 조씨의 사법처리여부다.
검찰은 금명간 조구청장을 소환해 지난해 8월 백화점측의 지하1층 증축공사 당시 뇌물수수여부를 조사할 계획이지만 『뇌물혐의의 증거가 없다』며 조씨의 사법처리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구청장들에 대한 삼풍의 로비는 철저히 밝혀냈으면서도 유독 조구청장에게만 수사전부터 「유동적인 사법처리방침」을 흘리는 검찰의 석연치 않은 자세로 일관, 「여당출신 민선구청장」이라는 조씨의 정치적 배경이 검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검쬠은 89년 11월 백화점 건물 1차 가사용승인과 90년 7월 준공검사 당시 이충우 전구청장과 함께 당시 부구청장이었던 김창근 강남병원감사에게도 2백만원을 주었다는 백화점 이광만 전무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소환조사는 물론 수사브리핑에서도 언급조차 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김씨의 부하직원들은 1천여만원대의 뇌물을 받았고, 이전구청장도 1천3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김씨를 조사할 경우 수뢰액은 더 늘어날 소지가 있다.
◇서울시등 관련기관 수사확대 여부=검찰은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어 수사확대는 아직까지 유동적이다. 일선 수사진에서조차 『돈을 주었다는 진술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확대는 무리』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고, 이회장의 계좌추적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어 검찰수뇌부의 결단이 없는 한 구청장선에서 수사가 매듭될 공산이 크다.
이와관련, 검찰이 수사기술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공무원의 부패상을 눈앞에 두고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또다른 대형참사를 막기위해서라도 공직부정 전문수사부서인 서울지검 특수부에 사건을 배당해 비리커넥션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수사주변 이모저모/이회장,뇌물준 사람 입열기 시작/“설계와 달리 시공” 일부보도에 검찰 “펄쩍”
○…지난해 8월 삼풍백화점 지하1층 증축및 매장으로의 용도변경과 관련, 검찰이 조남호 현 서초구청장의 소환을 앞두고 혐의사실을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채 답보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증축등 승인과정의 결재라인인 심수섭 도시정비국장, 김재근 주택과장, 이종훈 주택계장, 실무자 이명수·정경수씨등이 모두 삼풍측으로부터 20만∼1백5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아 조구청장 역시 최소한 떡값등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한상 사장등 삼풍 관계자들이 모두 뇌물공여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어 일단 조구청장 소환시 형식을 갖추면서 경위조사차원으로 수사의 수위를 낮춰 시간을 두고 사법처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런 방침에 대해 『서울지역에서 강남구청장과 함께 단 두명의 민자당소속 구청장이라 검찰이 섣불리 수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혐의가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무혐의처리할 경우 표적수사나 봐주기수사 시비가 또다시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속직후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삼풍백화점 이회장이 최근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뇌물을 건네준 관련공무원들에 대해 조금씩 자백함에 따라 정·관계의 유착사실까지 드러날 수 있을지 여부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검찰관계자들은 『이회장이 초기에는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있다』며 『수많은 희생자를 낸 대형참사의 장본인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뇌물전달사실을 털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회장이 노령인데다 중풍에 걸려 기억력이 쇠퇴, 일시나 장소, 뇌물액수등 당시 상황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사성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와 관련, 설계및 시공·감리등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는 서울지검 형사1부 소속검사들은 『건물의 슬래브 두께및 기둥의 직경이 설계도와 달리 시공돼 백화점이 붕괴됐다』는 일부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아직은 붕괴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당혹해하고 있다.
검찰은 『건물붕괴는 설계와 시공, 감리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며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붕괴원인을 파악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수거한 일부 시료를 토대로 나온 결과만을 가지고 마치 붕괴원인인 것처럼 확대해석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고원인규명 감정단」이 현재 백화점 설계당시 제대로 구조계산이 됐는지 여부와 콘크리트강도, 철근 배근상태등 부실시공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는만큼 중간감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삼풍백화점 이회장등 경영진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참사직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도망친 것이 아니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건물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회장의 비서실장 정연구씨는 검찰에서 『이회장이 붕괴당시 B동 3층 회의실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엉겹결에 비상구를 통해 2층으로 내려갔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할 수 없이 3층으로 다시 올라와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남쪽 옥외주차장으로 나왔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또 『대책회의 당시 구조기술사 이학수씨는 「위험하기는 하나 2∼3일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회장은 「영 불안하니 밤을 새서라도 응급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검찰관계자는 전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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