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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길로” 결별선언만 남아/

입력
199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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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13일 정계복귀를 공식선언한데 이어 동교동계가 이기택 총재 퇴진서명작업을 벌이고 있어 민주당분당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총재는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철회를 전제로 「조건부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두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결별수순을 밟고있는 형국이다.◎돌아온 DJ/창당작업에 진두지휘 나설듯/관망파 참여설득 “신당반대” 무력화 시도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13일 예정보다 앞당겨 정계복귀선언을 함으로써 동교동계의 신당창당작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이사장은 이미 지난 10일 범동교동계 중진 17인모임에서 정계복귀의사를 굳히고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식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이사장은 중도파의원들을 중심으로 신당창당 반대움직임이 확산되고 김원기 조세형 김근태 부총재등도 여기에 가세하자, 자칫 신당창당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것같다.

그래서 김이사장은 이날 내외연 모임에 참석, 정계복귀를 앞당겨 선언함으로써 신당창당강행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신당참여에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는 당내인사들에 대해 줄서기를 유도, 중도파들의 공세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김이사장이 이날 조순형 이철 장석화 장기욱 제정구 문희상 원혜영 유인태 김충현 박은태 양문희 하근수 의원등 중도및 관망파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신당참여를 설득한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김이사장은 또 자신의 정계복귀에 대한 따가운 비판을 미리 감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같다. 오히려 시간을 끌면 퇴진요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총재측에게 공세 기회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난여론의 수위도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을 한 듯하다.

동교동계측은 이총재가 사퇴하면 신당창당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아래 민주당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작업에 들어갔지만 이는 신당창당강행을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동교동계는 일단 15일까지 중도파의원들에 대해 설득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임시국회가 끝나는대로 공식적인 창당수순을 밟기 위해 실무작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김이사장은 이미 정계복귀를 공식선언한 이상 창당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이며 15일중 17인모임을 다시 소집, 창당일정을 최종점검할 예정이다.<이계성 기자>

◎버티는 KT/“DJ복귀 역사역류” 격렬비난/당재건책 부심… 잔류파 퇴진압박이 부담

이기택 민주당총재가 13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신당세력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선언과 관련, 『이는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고 정치와 역사발전을 역류시키는 행위』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는 또 『신당창당과 총재직사퇴 요구는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를 위한 구실일 뿐』이라며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3당 야합세력의 집합체인 정통야당을 이렇게 때려 부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총재는 『신당파들이 의원서명작업으로 내 목을 조이겠다면 나도 다른 당원들과 함께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정면대결 의지를 피력했다.

이총재진영은 『오늘을 기점으로 민주당분당이 기정사실화했다』며 이후 당재건을 위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총재측은 소속의원 96명중 지역구의 이부영 부총재 김원웅 강수림 의원과 일부 개혁모임소속 의원등 9명, 전국구에서 이총재 강창성 의원등 13∼15명이 잔류, 반DJ색채의 원내교섭단체 유지에는 어려움이 없을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2일 다수 영남권 원외인사들의 총재퇴진 촉구에서도 나타났듯 이총재의 세가 현저히 위축된 상태이고 잔류파 일부가 또다시 반KT기치를 내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총재에겐 큰 부담요인이다.

따라서 이총재는 그동안 꾸준히 접촉해 왔던 비호남권의 외부인사를 집중 영입, 당세를 확장하는 한편 당내적으로는 개혁모임출신 잔류의원을 적극 포용, 자신의 당내 입지를 다진다는 복안이다. 한 측근의원은 『이총재는 가장 먼저 이부총재등에 대한「파격적인」 끌어안기를 시도할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야권내부에 DJ 대 반DJ의 전선이 형성된 만큼 그들도 이총재와의 연대가 불가피할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했다. 이와함께 이총재는 김이사장을 겨냥한 파상공세를 통해 신당파를 김이사장의 정략실현을 위한 야권분열세력으로, 자신은 이에 따른 「피해자」로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여론전략도 세웠다. 아직 시기상조이기는 하나 이총재측은 향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의 큰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이와관련, 일부 측근들은 어차피 신3김구도속에서 이총재 역시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아래 김영삼 대통령과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

◎은퇴서 복귀까지 김대중씨 발언

지난 92년12월 대통령선거 패배 직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은 13일 정치재개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로써 김이사장은 자신의 말을 번복하며 2년7개월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정계은퇴선언 이후 지금까지 김이사장의 관련발언을 정리한다.

▲ 『오늘로써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평범한 시민이 되겠다. 40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에 사실상 종막을 고한다고 하니 감개무량한 심정 금할 길이 없다』(92년12월19일, 정계은퇴성명)

▲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심에 흔들림이 없으며 앞으로 민주당이 이기택대표를 중심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93년6월20일, 영국에서 기자간담회)

▲ 『세번 대통령에 출마한 사람이 네번이나 나온다면 국민에게 폐끼치는 일이고 체면상으로도 안되는 일이다』(93년11월15일, 기자간담회)

▲ 『정계를 은퇴하던 당시의 생각과 조금도 변함이 없다』(95년4월21일, 한림대 초청강연)

▲ 『대통령은 하늘의 뜻이자 4천5백만 국민의 뜻이다. 따라서 여기서 출마를 한다 안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6월9일, 대전태평동성당 강연)

▲ 『민주당이 요청하면 선거지원유세에 나서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다』(6월12일, 목포에서 기자간담회)

▲ 『나는 유세하고 투표할 권리가 있으며 선거에 출마할 권리도 있다』(6월15일, 안양 지방선거 첫유세)

▲ 『정계은퇴를 했다가 복귀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 드골대통령과 미국의 닉슨대통령이 그랬으며 김영삼대통령도 80년10월 은퇴선언을 했다가 돌아와 대통령이 됐다』(6월19일, 광주유세)

▲ 『이번 정치재개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됐다.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7월13일, 내외연 소속 민주당의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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