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식사의 산 증인인 전 미장그릴대표 이중일옹이 12일 하오 10시 충남 보령시 신흑동 1076 자택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발인은 14일 상오 10시. 장지 충남 보령시 신흑동 선영. (0452)33―7177·3394◎정통 양식문화보급 요식업 산증인/타계 이중일옹/경성역식당 “첫발” 미장그릴·시청식당 경영/윤치호·김구·이승만등 정계거물 단골 많아
우리나라에 양식을 본격 보급한 인물로 「요식업계의 거목」으로 꼽혀온 이중일옹이 지난12일 83세로 타계했다. 이옹은 장안에 명성을 날린 미장그릴의 주인공. 16세때인 1928년 경성역(현재의 서울역) 구내식당 종업원으로 들어가 양식업계에 첫발을 디딘후 83년 8월 은퇴전까지 55년여동안 손수 서양음식을 만들고 나르며 국내에 정통 양식문화를 보급해온 요식업계의 거목이었다.
경성역 구내식당에 근무할 때는 윤치호 김규식 여운형씨 등을 단골손님으로 모셨다. 김규식씨는 가운데 식탁에서 일본인들에게 들으라는 듯 영어와 불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식사를 했으며 무일푼이었던 여운형씨는 한 거부의 도움으로 주빈석에서 큰기침내며 식사를 했다고 한다.
25세때부터 열차식당에서 근무, 만주땅을 누빈 이옹은 해방이 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종로구 다동에 미장그릴을 냈다.
개업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은 미장그릴은 김구 김성수 이범석 신익희 윤보선 허정 조병옥 장택상씨 등 거물정객들의 출입이 잦았으며 유엔한국위원단 환영만찬과 이승만 대통령취임 1주년 기념만찬, 덜레스 미 국무장관환영만찬등 굵직한 행사장소로도 이용됐다. 또 별실은 한민당의 비밀회의장소로 자주 이용되기도 했다.
이옹은 그릴과 함께 51년 3월부터 서울시청 구내식당을 위탁, 32년동안 운영하면서 「후생국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옹은 83년 8월27일 시 구내식당을 서울시가 직영하게 되자 업계에서 은퇴, 작은 아들 균호(48)씨가 경영하는 호텔이 있는 충남 대천해수욕장에 내려가 여생을 보냈다.<임종명 기자>임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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