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성장 동아시아 경제 장래는 생산성제고·일 주도적역할 여부 세계무역환경 변화에 달렸다”▷동아시아의 성공◁
아시아 경제의 급속한 성장이 기적적이라는데 재론의 여지가 없다. 동아시아국들이 충원에 성공하고 올바른 경제정책에 따라 국가적 역량을 총 결집한 결과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용적이고 비이념적인 정책 결정을 통해 각자의 인습적인 원칙을 충실히 따른 것이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동아시아의 기적의 또 한 특징은 이들 국가들이 「외향적 성장 전략」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전략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브래튼우드 체제가 낳은 건전한 무역풍토내에서 아주 시의적절했으며 또한 효율적이었다. 가트 체제는 냉전기 미국의 지도력에 의해 유지됐음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기러기 편대형(앞에 선 지도자를 따르는 V자 대형)」 성장패턴은 이지역의 수출이 미국시장에 쉽게 접근함으로써 가능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말을 바꾸면 이지역 경제체의 자유로운 대미시장 접근은 미국이 이를 충분히 포용할 수있는 한 용이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안보와 연계, 이지역에서 주도력을 유지하려한 점이다.
▷동아시아경제전망◁
동아시아 경제의 장래는 다음 세가지 변수에 달려있다. 첫째는 생산위주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재고시킬 것이냐는 문제이다. 둘째는 이지역에서 일본의 주도적 역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장래 세계무역환경의 변화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고전적인 「투입위주(INPUT―DRIVEN)」 성장 모델은 폴 크루그먼 교수가 지적했듯이 분명 한계가 있다. 이지역의 경제 성장이 과거에 비해 둔화할 것임은 자명하다. 외향적이며 시장중심적인 이지역 국가들은 생산성 고조로 급속한 성장을 지속할 수있는 일본을 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인적자원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외국투자와 조인트 벤처를 유도하고 첨단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방안도 고무돼야 한다.
동아시아국들이 현재의 선진국들에 비해 기술적인 후진을 면치 못한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바로 따라잡기에 급급한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이미 내놓은 기술에 접근한 것에 만족하며 연구개발을 게을리한 탓이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최근까지만해도 연구개발분야에 쏟은 예산은 미국(2.56%) 일본(2.72%)에 크게 못미치는 2%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술적 전선에 접근해 가며 연구개발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교육의 질을 재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외국자본과 첨단기술도입을 위한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연대방안을 고무하는 정책적 배려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1998년께 예산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에 이를 전망이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2000∼2010년대 한국의 성장률은 현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5.5%에 머무를 전망이다. 하지만 이 성장률의 절반가량은 생산성 재고에 의해 채워질 것으로 이 연구보고서는 내다봤다.
동아시아지역에서의 일본의 주도적 역할과 관련, 이지역의 경제적 장래는 이지역에 「공공재와 사회간접자본」을 공급하는 일본의 경제적 지도력에 많이 좌우될 것이다. 미국이 재정 및 무역분야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거시적 경제정책을 조정함에 따라 동아시아지역의 경제체들은 그들의 경제성장력을 받아줄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하는 실정이다. 명백히 이 주도적 역할은 일본의 몫이다. 국내시장의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동아시아의 「기러기 편대형」 성장패턴은 세계의 자유무역주의 체제와 손쉬운 대미시장 접근성에 의해 가능했다.
이제 이지역의 경제체들은 가장 앞서 지도역을 맡았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자형」패턴을 유지하길 바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본은 노동의 수평적 분배를 통해 지역 경제체들과 「일자형」의 성장패턴을 갖추려는 진실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있다. 지금까지의 「총력 투입(FULL-SET) 원칙」을 아직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말할 바없이 이지역에 대한 일본의 포괄적인 기술이전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의 급격한 엔고와 일본의 경제구조재편 노력으로 자동차부품, 반도체등 이지역의 일정산업분야에서 노동의 수평적 분배경향이 나타나고는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경향이 더욱 확대돼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이지역 성장의 바탕이 돼온 자유무역주의와 관련, 새로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편파적인 지역주의나 공격적인 독단주의는 일체 배제돼야 한다.
□약력
▲40년 경북군위 출생 ▲서울상대졸 ▲미UCLA대 경제학박사 ▲미뉴욕대 교수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대통령경제수석 비서관 ▲재무부장관 ▲국제통화기금 특별고문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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