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광복절행사 타진… 회담도 계속키로/북 태도 예측불허 수용 미지수15일부터 베이징(북경)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한 차관급회담을 앞두고 정부측의 전략이 마무리되고 있다.
나웅배 부총리는 12일 청와대를 찾아 2차회담에 대한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우리측 대표단 7명의 명단을 최종 재가 받았다. 이후 개최된 관계부처간 협의에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실현가능한 목표는 광복 50주년 기념행사의 남북 공동개최문제라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대안중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은 광복절행사문제이며, 이번 회담에 나올 전금철 대외경제협력 추진위 고문이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으로 이 문제의 결정선상에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의 명칭에서 「쌀」이라는 용어를 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달의 회담은 「쌀관련 남북차관급회담」으로 발표됐지만 이번 회담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2차 베이징 남북차관급회담」으로 통칭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쌀문제는 1차합의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가능한한 폭넓은 의제를 놓고 협의를 해보겠다는 우리측의 자세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또 베이징에서의 남북당국자간 대화를 회담의 성격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한 한 여러차례 되풀이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 베이징회담은 이번 2차회담에 그치지않고 3차, 4차회담까지 열어나간다는 게 우리측 생각』이라고 말했다. 판문점에서의 남북공동위 개최등 대화채널이 상설화할 때까지는 베이징 채널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북한의 추가 쌀지원요구를 1차지원분의 수송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다음달초에 3차 차관급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대응, 대화의 채널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회담을 앞둔 우리측 대표단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는 않다. 우리측의 이같은 생각과는 달리 북측으로서는 이번 회담을 쌀 추가제공을 위한 회담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의 1차회담에서 2차회담의 성격과 의제등의 문제는 깊이 논의된 바 없다. 따라서 15일 회담은 의제를 정하는 기본적인 터닦이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 당국자는 『1차회담 당시에 비해 우리측이 내놓을 「당근」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우리측으로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경제공동위 개최를 실현시킨다면 바랄 나위가 없지만 이같은 협상위치로 볼 때 북한측이 응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정부의 현실적인 판단이다.
이에 따라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의 협상목표를 광복 50주년 행사의 공동개최문제로 좁혀가고 있다. 불과 4∼5일간 개최될 회담에서 이 문제의 성사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될 것이라는 자세다. 북한측이 최근 광복 50주년행사 공동개최및 통일방안 논의에 대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동향도 이같은 판단의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2차 베이징회담에 대한 평가는 쌀문제로 재개된 남북대화의 의제를 어느정도 다른 남북현안으로 넓혀나갈 수 있는가에 따라 판가름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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