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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작업 문제많다/지휘혼선에 58시간 지난뒤에야 도면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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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작업 문제많다/지휘혼선에 58시간 지난뒤에야 도면확인

입력
1995.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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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의견 묵살… 뒤늦게 중장비투입최명석(20)군과 유지환(18)양 구조이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구조작업 전반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사고직후부터 수작업과 동시에 중장비를 투입하는등 과학적·체계적 구조작업이 이루어졌더라면 더 많은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스톨스(STOLS·생존자 탐사장치)등 소위 첨단장비는 이번 사고현장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해 애물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군과 유양이 각각 2백30시간, 2백85시간30분을 버틸수 있었던 것을 보면 부상을 입고 매몰됐다 숨진 희생자들중 상당수는 빠른 시간내에 구조의 손길이 닿았더라면 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구조대원들은 최근 발굴되는 시신들중에는 부패정도로 보아 숨진지 2∼3일밖에 안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매몰지역에 작은 구멍을 뚫어 지반을 검사하는 보링작업을 한 뒤, 상판이 겹겹이 쌓여 재차 붕괴될 위험성이 없는 곳에는 중장비를 곧 바로 투 입하자』고 대책본부에 여러차례 건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떠밀려 중장비 투입을 미루다 결국 사고발생 5일후인 지난 3일에야 이를 결정했다. 그나마 대책본부가 삼풍백화점의 내부구조를 도면으로 확인한 것도 붕괴후 58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현장지휘기능도 없어 최초 3∼4일간은 구조작업 자체가 방향도 없이 진행됐다. 의료진들은 부상정도가 심한 생존자는 이 기간동안에 거의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는 일리가 있다. 구조속도만을 고려해 중장비를 투입한다면 그 무게나 진동으로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지하공간이 다시 붕괴돼 희생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지환양도 구출된뒤 『처음 매몰됐을때 머리위로 30㎝가량의 공간이 있었으나 중장비 소리가 난뒤부터 철판더미가 아래로 내려와 구출되기 직전에는 얼굴에 닿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그러나『중장비 투입 순서를 조정, 작업을 했다면 압사등 우려는 없다』고 말한다. 사고초기에 먼저 크레인(기중기)으로 상판위의 잔해를 치우는 양중작업을 하고, 지하 보링검사를 거친뒤 안전한 지역에 포크레인이나 크러셔(콘크리트 절단기)등 중장비를 투입하는 순서를 거쳐야 했다는 것이다.

또 12일까지 사고현장에 동원된 스톨스, 육군의 시추공탐지카메라, 내시경카메라등은 제 구실을 못해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유지환양이 있던 공간은 지난10일 스톨스 탐사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던 지점이다. 어느정도 공간이 있어야 피사체가 잡히는 특수카메라장비들은 건물잔해가 시루떡처럼 쌓여있는 이번 사고현장의 특성상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한편 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이날 섭씨 0.1도이상의 온도를 감지해내는 열감지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권혁범·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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