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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의 새아침 “정말 살아있구나” 벅찬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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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의 새아침 “정말 살아있구나” 벅찬감회

입력
1995.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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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30여명… 온정 줄이어 “혼자구조 실종자가족에 죄송”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백85시간만에 구조돼 극적인 생환드라마를 연출한 유지환(유지환·18)양은 12일 살아있음의 벅찬 희열과 희생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냈다.

상오 6시께 잠에서 깨어난 유양의 새 아침은 오빠 세렬(21)군을 면회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양은 건강상태를 묻는 오빠에게 『괜찮다』며 『왜 아직 생일선물을 해주지않느냐』고 무안을 줄 만큼 안정을 되찾았다. 유양은 또 잠을 푹 자지 못한 듯 했지만 『콘크리트더미가 아닌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니 「정말로 살아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벅차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오빠와의 면회후 상오 9시부터 2시간가량 눈을 붙인 유양은 생애 그 어느때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유양이 만난 방문객은 30여명. 이중 가장 반가운 방문객은 장미꽃 19송이를 안개꽃에 감아 들고 찾아온 모교 위례상고 후배들이었다. 『TV에서 본 것보다 말라보인다』는 부학생회장 이선정(18)양의 말에 『너도 그 안에 한번 들어가 보면 내 사정을 알 것』이라고 농담을 건넬 만큼 기분이 좋았다. 유양은 건강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며 돌아가는 후배들에게 『회복되면 학교로 찾아가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유양의 입원실에는 이날 유양이 근무하던 삼광유리(주)를 비롯, 각계에서 취업과 유학제의가 잇달았다. 수협은 유양을 대졸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고 삼광유리도 격려금 5천만원과 함께 대졸사원으로 승진시켜줄 것을 약속했다. 또 위례상고서는 호주유학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등 축하와 격려의 손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유양은 그러나 지하1층 매장에서 같이 근무하다 실종된 동료들의 소식을 묻기위해 찾아온 가족들을 만나고 나서는 혼자 구조됐다는 미안함과 이유없는 죄책감에 한동안 우울해했다. 유양은 『슬픔에 빠져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생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끝까지 구조작업을 벌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장학만·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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