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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호·태 4국신문 「아시아로부터 메시지」 국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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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호·태 4국신문 「아시아로부터 메시지」 국제심포지엄

입력
1995.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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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장완화 불구 불안상존/광복50돌·본보창간 41돌 기념한국일보사와 일본의 요미우리(독매)신문, 태국의 네이션지, 호주의 오스트레일리언지가 공동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 「아시아로부터의 메시지」가 5,6일 이틀간 태국의 수도 방콕 오리엔털 호텔에서 열렸다.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향후 아시아지역에서의 평화 공존과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사공일 전 재무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등 한국측 대표와 태국의 수파차이 파니차 디 부총리, 일본의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전 외무장관, 미국의 폴 월포위츠 전 국방차관등 11개국 패널리스트 21명을 포함해 정치가, 학자, 기업가등 3백여명이 참여하는 호황을 이뤘다. 첫째날 역사와 정치·안보, 둘째날 경제토의등 3개 분야별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의 당면 현안과 과제, 그리고 이에 대비한 향후 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군비증강·난사군도분쟁 위험선/정치안정·성장위해 미역할 필요

○역사 분야

심포지엄 첫날 첫번째 토의분야는 역사로 설정됐다.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이라는 의미를 되살려 지난 50년을 평가하고 향후 21세기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이 무엇보다도 요구됐기 때문이다.

나카야마 타로 전 일본외무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시작된 역사토의는 「종전 50주년―회고와 전망」을 소주제로 정해 논의와 토론을 전개했다. 수티차이 윤 태 네이션지 총편집인의 사회로 진행된 토의에서 한국측의 현홍주 전 주미대사를 비롯, 시마 오사무(도수) 요미우리신문 편집고문 수컴팬드 바리바트라 태출라롱콘대 교수등 패널리스트들은 종전 50주년의 평가와 교훈, 새로운 공존 방안의 모색에 대해 뜨거운 논란을 전개했다.

현대사는 이날 발제논문인 「아시아 향후 50주년의 도전과 전망」에서 동아시아의 안정적 성장은 미국이 제공한 안전보장과 시장개방에 의해 가능했다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신흥공업국(NIES)의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주도적 역할이 중시돼야한다고 밝혔다. 시마 고문은 미국의 역할과 관련, 미국이 주도한 안정적 국제정세로 인해 일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일본인의 인식과 국내제도가 급속한 경제성장에 못 따라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역사 토의에서는 일본의 과거 속죄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하며 다른 논의에 우선시됐다. 이날 논쟁은 나카야마 전 장관이 「아태지역과 일본의 장래」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아시아지역에서의 새로운 일본 역할이 확대돼야한다고 강조한데 대해 중국측의 천치마오(진계무) 상하이(상해)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며 촉발됐다. 진 부소장은 『지금까지의 일본 사과는 말치레에 불과했다』며 『아시아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해 완전한 속죄를 한 독일의 자세를 배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카야마 전 장관을 비롯한 일본측 참가자들은 『일본은 6백만명의 유대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독일과는 다르며 과거에 매달려서는 진정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논지의 반론을 펴 열띤 공방을 펼쳤다. 이와 관련, 시마 고문은 『일본이 전쟁책임문제와 관련, 아시아국의 유학생과 기술자등의 수용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언어상의 사과보다 훨씬 의미있는 일』이라고 지적했으며 유서프 와난디 인도네시아 국제문제전략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자라나는 신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정확한 교과서 기술이 요구된다』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정치·안보 분야

역사토의에 이어 첫째날 하오에는 「아시아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소주제로한 정치·안보분야 패널 토의가 열렸다.

◎평화공존·경협 신질서 창출을/지역발전 일 주도적 역할 열띤논란/블록간 마찰 다국간 조정기능필요

그레그 세리던 호주 오스트레일리언지 국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의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의 신질서 창출과 안전보장 ▲아세안의 장래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할 ▲중국의 장래 진로 ▲전역미사일 방위망 등 아시아지역의 정치·안보 현안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벌였다.

미국측 대표인 폴 월포위츠 전 국방차관은 발제논문인 「21세기를 향한 아시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도전」에서 냉전 종식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긴장이 완화됐음은 명백한 사실이나 지역 국가들의 군비증강, 중국등의 지도부 교체등 불안요인은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월포위츠 전 차관은 『인류역사상 분쟁은 불행히도 예측 불가능했었다』고 상기한 후 『이 지역의 지속적인 정치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미국의 역할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감축등의 미국내사정에 의해 아시아지역에서의 미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과 관련, 걸프전을 통해 보았듯이 군사기술의 진전은 숫적 열세를 만회해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군사·정치적 영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안보토의에서는 난사(스프래틀리)군도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중국의 향후 진로와 관련해 참석자들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경제분야

심포지엄 둘째날 토의는 제1부「아시아 경제성장과 신질서의 창출」과 제2부 「아시아 비즈니스 현황과 쟁점」을 각각 소주제로 진행됐다. 수파차이 파니차파크디 태국 부총리의 「세계경제의 성장과 아시아」라는 제목의 기조 연설(태국내각개편을 앞둔 사정에 따라 5일 발표)에 이어 이날 상오 열린 1부 토의에서는 ▲아시아형 경제성장의 유형과 장래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장래와 동아시아경제회(EAEC)의 위상 ▲새로운 경제협력등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사공일 전 재무장관이 주재한 2부 토의에서는 패널토의와 함께 비즈니스 실무자들에 의한 「비즈니스 리더스 원탁회의」가 개최돼 아시아의 무역, 투자, 산업 분야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다나카 나오키(전중) 일본 경제평론가는 『일본이 엔고불황에 이은 산업공동화(고임금 국가 신드롬)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으로 아시아에서 엔화 기축통화체제를 형성해야 한다』고 전제, 이를 위해서는 ▲일본시장의 완전 개방 ▲확대된 시장 메카니즘에 의한 일본 국내 경제의 운영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주도적 역할 수행과 관련, 미국의 폴라 스턴 진보정책연구소(PPI)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태평양 커뮤니티의 창설이 나름대로의 실체를 동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지역에서 경합하는 이익들을 균형있게 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지도적 역할이 유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럽연합(EU)을 대표해 이 심포지엄에 참석한 클라우드 스마드자 세계경제포럼 선임연구원은 지역간 마찰이 격화되리라는 전망과 관련, 다국간의 조정· 교섭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정리=윤석민 기자>

◎심포지엄의 의의/아시아의 다양성 역동력으로 전환 가능성 확인

방콕이 얼마나 복잡하고 숨막히는 도시인가는 아침출근길에 거리를 산보해 보면 절감할 수 있다. 방콕 거리는 로마시대의 회랑처럼 건물과 건물사이가 틈이 없는 일종의 벽을 만들고 있는 곳이 많다. 하늘만 뚫린 이 회랑통로에 느림보걸음이거나 아예 스톱해 버린 자동차, 오토바이들이 아침출근 시간을 빽빽이 메우고 선채 배기가스를 품어대고 있다. 회랑길이 마치 소독약을 뿌리는 것같이 소음과 가스로 꽉차 20∼30분 정도를 걸으면 벌써 목이 꽉 막혀 온다.

아시아는 어디를 가도 인구도 많고 말도 많아 빽빽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시아는 많은 인구, 다양한 언어에도 불구하고 서로 멀리 떨어진채 각양각색으로 살아왔다.

지난 5, 6 양일간 방콕에서 한국일보사가 일본 요미우리신문등 아시아 3대신문사와 공동개최한 「아시아로부터의 메시지」세미나는 이런 아시아의 다양성을 아시아공동체라는 용광로에 녹여 력동력(역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각국대표들은 아시아가 21세기에 도전하기 위한 역동력을 모으기 위해 각기 다른 역사적 배경을 어떻게 조화해야 할 것인가를 문제로 제기했다. 일본은 이 역사정립과정에서 반성해야 한다는 일본때리기 발언이 많이 나왔다. 일본이 새로운 아시아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도덕적으로 이웃나라가 일본을 믿고 신뢰할수 있도록 독일처럼 그 과거 잘못을 솔직히 사과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미국이 아시아의 경제발전에 끼친 영향을 보다 긍정적으로 재평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아시아가 아시아로서의 공동체를 다지기 위해서 서로 반성해야 할 일이 각국별로 다양하게 제안됐다.

첫날 회의에서 중국의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천치마오 교수가 일본의 역사반성을 들고 나오자 인도네시아, 한국등에서 이에 찬성하는 발언을 해 주최측에서 몹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정리 또는 아사아의 반성문제는 아시아각국의 학자 관리 언론인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는 동안 처음에는 날카로운 대립을 보이는 듯 했으나 결국 일본까지도 「많은 이해를 하게 됐다」는 결론을 마지막날 토론에서 냈다.

이틀간의 긴장된 심포지엄이 끝난후 이 회의를 주최했던 요미우리 신문, 한국일보, 네이션, 오스트레일리언지 대표들은 회의결과를 평가하면서 이번 회의가 아시아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 광장에 모을수 있었다는 데 일단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이런 아시아의 다양성(DIVERSITY)은 이 심포지엄이 계속됨에 따라 분명히 역동력(DYNAMISM)으로 바뀔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시아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토론의 광장」을 마련한 일은 일찍이 아시아역사상 없었다. 과거의 언론역할은 사회감시자 또는 비평자로서의 몫이 컸다. 그리고 문화를 한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전한다는 기록성에 언론의 존재이유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짐에 따라 그 사회가 안고 있는 쟁점을 찾아내 쟁점해결을 위한 토론의 광장을 제시하는 것이 새로운 사명으로 떠오르게 됐다. 언론은 쟁점의 해결자는 아니나 쟁점을 찾고 해결을 위한 광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것이다. 한국일보는 심포지엄이 2, 3회로 해를 거듭하게 됨에 따라 아시아의 역동력을 길러내는데 아사아언론으로서의 독보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정일화 편집위원>

◎심포 공동개최 3개제휴사/일 요미우리­121년 역사 세계최고 발행 부수/태네이션­NPG 매스미디어그룹 계열사/호 오스트레일리언­언론재벌 머독 최근인수 권위지

▷요미우리신문◁

올해로 창간 1백21주년을 맞은 요미우리(독매)신문은 1일 발행부수 1천만부이상으로 일본뿐 아니라 명실공히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지닌 일본 최고의 권위지. 조·석간으로 1일 두차례 발행되며 조간의 경우 현재 발행부수는 1천2만부, 석간은 4백만부에 달한다. 한국일보사와는 상호 특파원 및 기자연수, 기사교류를 하고 있다.

▷네이션지◁

태국의 유력 영자 일간지로서 네이션 퍼블리싱 그룹(NPG)이 모기업. NPG는 네이션지외에 경제전문 「크룽 투라키즈(방콕 비즈니스)」지등 2개의 일간지와 네이션 위크앤더, 비즈니스 리뷰, 네이션 주니어 매거진 등 5개의 주·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또 2개의 뉴스전문 라디오방송과 뉴스 및 뉴스 토크쇼등을 5개 TV망에 공급하는 태국 최대의 매스미디어그룹이다. 한국일보사의 영자지 코리아 타임스(KT)와 기사교류협정을 체결해 시행하고 있다.

호주 최고의 권위를 지닌 전국 일간지. 64년 창간됐으며 최근 세계적인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인수, 「제 2의 창간」 선언과 함께 사세를 도약적으로 신장하고 있다. 전국 6개의 인쇄공장에서 동시 인쇄하며 평일 16만부, 일요판은 35만부를 발행한다.

◎패널 참가자 명단

<한국>

◇사공일 전 재무장관(세계경제연구 원 이사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변호사)

<일본>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전 외무장관

◇시마 오사무(도수) 요미우리신문 편집고문

◇다나카 나오키(전중직의) 경제평론가

◇마루코 히로유키(환자박지) 주태 일본상공회의소장

<태국>

◇수파차이 파니차파크디 부총리

◇나롱차이 아크라세라니 APEC 현인위원

◇수컴팬드 바리바트라 출라롱콘대 교수

◇수린 핏수완 외무차관

◇수티차이 윤 네이션지 총편집인

<미국>

◇폴 월포위츠 전 국방차관(존스홉킨스대 학장)

◇폴라 스턴 진보정책연구원(PPI) 선임연구원

<중국>

◇천치마오(진계무) 상해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인도네시아>

◇유서프 와난디 국제문제전략연구소 소장

<말레이시아>

◇스테판 렁 국제문제전략연구소 일본책임자

<싱가포르>

◇리 라이토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장

<호주>

◇지오프 히스콕 오스트레일리언지 아시아총책

◇그레그 세리던 오스트레일리언지 국제부장

<홍콩>

◇빅터 펑 무역촉진위 위원장

◇클라우드 스마드자 세계경제포럼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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