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후 당 역학관계 변화 반영/개혁등 “소리만 요란” 정면공격6·27 지방선거참패를 둘러싼 여권내 각 계파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여당의원들의 대정부질문 발언수위가 전례없이 높아지고있어 관심을 모으고있다. 지난 8일 대정부질문이 시작된 이후 여당의원들은 내각은 물론이고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공격의 화살을 겨누었다.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하순봉 의원은 『개혁의 당위성과 정당성만 강조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문민개혁의 방법론상의 문제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하의원은 『현정부는 개혁을 한다는 명분아래 위로부터 밀어붙이는 즉흥적이고 소리만 요란한 정치를 보여주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헌기 의원도 『칼을 휘두르는 정치보다 반대자를 끌어안는 덕치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개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통일·외교·안보질문에서도 정부의 대북정책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이강두 의원은 북한핵문제와 관련,『본말이 전도되었고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고있는 위험상황』이라고 정부측을 몰아세웠다. 대북쌀지원문제는 아예 여야가 뒤바뀐 느낌이 들 정도로 비난의 강도가 고조됐다. 이의원은 『모자라면 외국에서 사서라도 주겠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주장했고 박명환 의원은 『국민의 동의없이 독단적이고 무책임하게 일방처리했다』고 못박았다.
11일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도 마찬가지였다. 유승규 의원은 『핑크빛 신경제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계획과 현실경제상황간의 괴리감을 지적했다. 최돈웅 의원은 『지난 3월말 현재 총외채규모는 이미 6백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순외채규모도 1백40억달러를 상회하고있다』고 문민경제의 허실을 추궁했다.
그렇다면 여당의원들의 질문태도가 이처럼 급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방선거로 인한 당내 역학관계의 변화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민주계 인사일수록,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고전한 지역출신일수록 정부에 대한 비난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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