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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관계·주변정세 전망/미­베트남 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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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관계·주변정세 전망/미­베트남 수교

입력
199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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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안보­경제 새질서 예고/미국­중국견제 효과적 카드 확보/베트남­미국지원 업고 영향력 확대빌 클린턴미대통령이 수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의 수교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양국관계는 20년만에 완전 정상화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미―베트남 수교는 단기적으로는 양국간 적대관계의 공식청산이라는 상징성이 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의 안보 및 경제질서에 적지않은 변화를 예고하는 역사적사건이다.

미국은 그동안 베트남과의 단계적인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연락사무소를 상호 개설했다. 미국은 이번 조치에 따라 베트남에 대해 최혜국대우(MFN)를 부여할 예정이어서 베트남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은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

또 베트남에 대한 미수출입은행의 융자와 미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지원도 이뤄진다. 오는 28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가입할 베트남으로서도 이같은 미국의 지원을 업고 이 지역에서 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미 조야에는 베트남이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할 수 있는 소중한 카드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데다 중국은 미국이 「베트남 카드」를 이용해 그들에 대한 봉쇄정책을 펼 가능성에 심각히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중·베트남간에 새로운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79년 국경충돌을 빚은 바 있고 최근에도 난사군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미관계가 최악의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조치는 또한 워싱턴과 베이징(북경)간의 갈등을 증폭시킬 소지가 다분히 있다.

미―베트남 관계정상화는 동남아에 대한 안보 및 경제적 이해를 극대화하려는 미국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세기에도 아시아·태평양세력으로 군림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풍부한 자원과 지정학적 가치를 지닌 베트남에 그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클린턴미대통령은 그동안 양국 관계개선의 주요 걸림돌이 돼온 월남전 포로(POW) 및 실종미군(MIA)문제에 베트남정부가 보여준 적극적인 태도를 인정하고 관계정상화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미국내에서 향후 수교 찬반론자들간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의 미국인은 『이제는 구원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할 때』라는 클린턴 행정부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일부 참전용사 단체와 공화당 우파에서는 클린턴대통령의 수교 결정에 비판적이다.

베트남과의 수교결정은 특히 96년 대선을 앞둔 현시점에서 공화당이 당략적으로 이용하려할 게 뻔하기 때문에 선거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내년 대선의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보브 돌 공화당 상원원내총무는 물론 필 그램상원의원도 클린턴의 대베트남 수교 움직임을 비난해 왔다.

반면 월남전 포로출신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당지도자들에게 미―베트남 관계정상화의 지지를 촉구해 왔다. 월남전 징집 기피자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클린턴대통령은 결국 매케인의원과 같은 야당인사들을 방패막이로 정치적인 부담이 큰 수교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미­베트남관계 일지

△64년 8월=통킹만 미군 함정 북베트남군에 피격. 미 북베트남 보복폭격 및 무역제재

△65년 3월=최초의 미군 전투부대 베트남 도착

△73년 1월=미―북베트남 휴전협정 체결

△75년 4월=월남패망·종전

△76년 7월=통일 공산 베트남 출범

△79년=미국의 베트남 봉쇄에 일본 등 서방국가 동조

△88년=미-베트남, 실종미군(MIA) 첫 합동조사

△91년 4월=미, 관계정상화 및 금수해제 방안 제시

△91년 10월=미, 국교 정상화 용의 발표

△91년 12월=미, 베트남 여행금지 해제

△93년 7월=미, 국제기구의 대베트남 차관 제공 용인

△93년 9월=클린턴, 미국 기업의 베트남 개발 참여 허용

△94년 1월=미 상원, 대베트남 금수해제 결의안 통과

△94년 2월=클린턴, 대베트남 금수 해제

△95년 1월=미―베트남 상호연락사무소 개설

△95년 7월 11일=클린턴, 베트남과 국교 정상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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