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낮 극적구조/“빗물로 입축이며 누워 견뎌”/시신 17구 추가발견,사망 2백22명으로삼풍백화점 참사현장에서 11일 하오 또 기적이 일어났다.
18세 나어린 여성의 끈질긴 사투와 생환에 전국민은 감격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현장에서 유지환(18·삼풍백화점 지하1층 삼광유리 파견직원·서울 강북구 수유4동 569의 82)양이 매몰된지 13일째인 11일 하오 3시30분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합동구조반은 이날 하오 1시45분께 A동 지하1층 중앙 에스컬레이터 부근에서 유양이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 1시간40분동안의 구조작업을 벌여 하오 3시30분 극적으로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유양은 지난달 29일 지하1층 코웰 도자기 판매점에 근무하던중 건물이 붕괴되면서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지하에 매몰됐다. 유양은 매몰되는 순간 에스컬레이터와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밑 삼각공간(높이 30∼40㎝ 가로 1.3m 세로 1.5m)에 갇혀 구조될 때까지 이곳에서 지냈다. 유양은 그동안 콘크리트 더미로 흘러내린 물로 입주위만 축이며 버텨왔다.
합동구조반은 이날 최명석(20)군이 발견된 A동 함몰현장의 에스컬레이터 붕괴지점에서 건물잔해 제거작업을 하던중 유양의 생존을 확인했다. 유양을 처음 발견한 영등포 119구조대원 정상원(30)씨는 『작업중 폭 10∼15㎝가량 뚫어진 구멍을 발견, 랜턴으로 비춰보니 발이 꿈틀거려 누구냐고 묻자 희미하게 「살려주세요」라는 말소리가 들려왔다』면서 『이름을 물어보니 「나는 19살 유지환이다. 우리집은 강북구 수유동이다. 오늘 며칠이냐. 물이 몹시 마시고 싶다」며 또렷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유양은 정상원씨가 『괜찮으냐』고 묻자 『유리파편과 칼등이 널려 있어 등쪽에 약간의 상처가 있지만 대체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반은 유양의 생존을 확인한 뒤 하오 1시55분께 산소호홉기와 담요등을 넣어준뒤 유압절단기등으로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등 장애물 제거 작업을 벌여 유양을 구조했다.
한편 이날 철야구조작업을 벌인 구조반은 12일 새벽2시까지 시신 17구를 추가 발굴, 사망자는 2백22명으로 늘어났다.
◎유양 건강상태 호전
13일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유지환(18)양을 치료중인 서울 강남성모병원은 11일 『유양이 이날 하오 6시부터 시간당 60∼1백㏄정도의 소변을 보는등 콩팥기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치의 오승택(37)박사는 『13일동안 물을 전혀 먹지 못해 콩팥기능을 나타내는 혈중요소(BUN)가 정상인보다 3배 높았으나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유양이 12일부터는 미음을 먹을 수 있으며 2∼3일뒤에 일반 병실로 옮겼다가 3∼4일뒤면 정상인과 같이 밥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의료진의 최우선 과제는 소변 배설을 위한 수액공급과 간기능 및 콩팥기능 회복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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