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없다면 영화도 없다”/「셰인」「자이언트」「젊은이의 양지」 등/다양한 영화기법 활용 완벽성 추구50년대 절정기에 만든 「셰인」「자이언트」와 함께 조지 스티븐스(GEORGE STEVENS·75년 70세로 사망)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젊은이의 양지(A PLACE IN THE SUN·51년 파라마운트작)」는 강렬한 사랑의 영화이며 인간영혼에 관한 힘찬 분석이다.
가진 것 없는 한 청년 조지(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야심과 몰락을 그린 이 영화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가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아메리카의 비극」이 원전이다.
수영복공장 근로자인 조지는 꽃처럼 아름다운 부잣집 딸 앤젤라(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사랑을 나누며 결혼까지 약속하나 자기의 아기를 임신한 여공 앨리스(셜리 윈터스) 때문에 만사가 수포로 돌아간다.
조지와 앨리스는 마지막 담판을 하기 위해 어두운 밤 산상호수인 레이크타호로 보트를 몰고 나간다. 배가 뒤집어지면서 조지는 혼자 헤엄쳐 나온다. 행위없는 살인을 한 조지는 결국 유죄선고를 받고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소설은 개인의 불행은 사회환경 탓이라고 미국사회를 비판하고 있지만 스티븐스는 이같은 사회적 의미를 많이 걷어내고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 이 영화는 아찔한 흑백영상미가 눈부신 이미지 영화다.
스티븐스는 여기서 엄청난 클로즈 업(조지와 앤젤라의 테라스에서의 키스신은 황홀의 극치다)을 통해 관객에게 내밀한 감정까지 드러내 보여준다.
당시 30세였던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방년 17세의 리즈 테일러가 이 영화를 계기로 깊은 사랑에 빠진 에피소드가 있다. 아카데미 감독, 촬영상 등 모두 6개를 받았다.
스티븐스는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극장밖으로 나왔을 때 거리의 가로등이 금방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들을 감동속으로 몰아넣지 못하는 영화는 무언가 잘못된 영화』라고 말할 정도의 완벽주의자였다.
그는 지금 『잘 발달된 시각스타일로 모든 장르를 다루었던 가장 믿을 수 있고 확실한 기술의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60년대만 해도 비평가들의 「밥」이었다. 현 타임지 영화평론가 리처드 시클을 비롯한 비평가들로부터 「과대평가 된 기술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너무 세밀한 것에까지 미주알 고주알 신경을 쓰면서 큰 것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7세때 촬영보조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스티븐스는 30년대 중반 RKO를 위해 「앨리스 애담스」「스윙 타임」「겅가 딘」 같은 세련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오락영화를 만들면서 진면목을 드러냈다. 50년대 절정기 이후 「안네 프랑크의 일기」같은 규모가 큰 영화를 감독했으나 전만 못했다.
서부영화, 코미디, 액션모험영화, 뮤지컬, 대하극 등 광범위한 장르를 다루었던 스티븐스는 영화제작의 모든 지식과 방법을 최대한 활용한 장인이었다. 아카데미감독상을 두 번 받았다.<미주본사 편집위원>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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