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갈린 두여인/시신발굴에 유족들 오열불과 한칸의 거리가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붕괴참사 11일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최명석(20)군과 함께 칠흑같은 콘크리트더미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생존의 의지를 북돋웠던 이승연(25·서울 성북구 종암 2동)씨와 50대 여자가 9일 하오 끝내 시신으로 발굴됐다. TV를 지켜보며 최군의 구조소식에 환호하던 국민은 곧이어 들려온 두사람의 시신확인 소식에 슬픔에 잠겼다.
최군은 이날 상오 8시20분께 구조된 직후 『매몰현장 부근에 있던 이승연 누나와 「엄해영」이라는 50대 중년여성과 콘크리트벽 사이로 서로 격려하면서 생존의 의지를 불태웠다』면서 『안타깝게도 며칠 뒤 두사람은 탈진해 숨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최군에 의하면 이씨와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두었다」는 50대 중년여성은 어둠속에서도 『우리는 분명히 살아날 것』이라며 서로를 격려하며 생존의 의지를 북돋웠다. 그러나 며칠 뒤 먼저 탈진한 이씨로부터 『뜨거운 물이 넘쳐 죽을 것 같다. 나먼저 간다』라는 말을 끝으로 아무런 말이 들리지 않았다. 자식들 걱정을 하던 50대 중년여성도 전화번호를 몇번이나 말해준 뒤 가족들에게 연락을 부탁하며 숨졌다는 것이다.
이씨의 시신은 이날 하오 3시께 최군의 증언을 들은 합동구조반의 현장확인 작업끝에 발굴돼 삼성의료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이어 「엄해영」이라는 중년여성의 시신도 발굴됐다. 엄씨로 알려졌던 희생자는 실종자명단에 들어 있지도 않은데다 전화번호마저 불분명해 실종자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날 TV를 통해 최군의 구조소식을 지켜보던 이씨의 큰오빠 이영국(30)씨는 동생의 시신발굴 소식을 전해듣고 『같이 있는 사람은 살아나왔는데 너는…』이라며 오열했다.<박희정 기자>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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