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분열 야기” 상처내기 전력/영남중심 15대총선 재기 모색이기택 민주당총재는 9일 『처음에는 신당설이 나를 압박하기 위한 애드벌룬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면서 『이제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1일께 기자간담회를 통해 참았던 말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당설이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KT흔들기 전략일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무대응으로 일관해 온 이총재가 사실상 동교동계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총재의 공세에는 1차적으로 야권분열에 대한 책임론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통야당인 민주당을 깨고나간 신당은 두말할 것 없이 지역당이며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사당』이라는 주장도 펼 계획이다.
한마디로 김이사장과 신당에 대한 「상처내기」를 시도, 신당의 세와 명분을 최대한 위축시키겠다는 얘기이다.
이총재는 신당이 창당되면 민주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기존 조직을 기반으로 내년 15대 총선에서의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총선에 앞서 예상되는 정계개편의 흐름에 몸을 실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의원은 『우리는 신당 가능성에 대해 지방선거전에 이미 충분한 검토를 마쳤다』면서 『오히려 분당이 이총재에게는 새출발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이총재가 힘이 빠졌다 해도 이런 식의 KT죽이기는 민심의 이반을 초래, 이총재를 「제2의 김종필」을 만들어 주고 말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총재의 이같은 계산이 순조롭게 현실화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민주당잔류가 예상되는 인사들이 전부 「이총재사람」은 아니라는 점이 최대 부담요인이다. 이부영 부총재등 상당수는 각기 나름의 신념에 따라 신당참여를 거부하는 것일 뿐 이총재와는 정치적 공감대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오히려 이들은 이총재의 리더십에 근본적인 회의를 표시해 왔고 분당후에는 당장 「당내개혁」을 밀어붙일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럴 경우 이총재는 당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총재진영 일각에서 아직도 『열세를 인정하고 동교동계와 봉합해 당이 깨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같은 현실 인식 때문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