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최명석」을 찾아라/구출된 중앙통로 부근 집중탐색/기둥주변 「생존공간」 가능성 커/엘리베이터 타워·중앙홀 지하도 한가닥 희망「또다른 기적을 찾아라!」 최명석(20)군의 극적인 구출을 계기로 생존자가 더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있다면 과연 어디에 있는가가 최고 관심사가 되고 있다.
9일 현재까지 서울시 사고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는 2백60여명. 이들 대부분은 붕괴된 A동 지상 1·2층의 중앙통로부근과 엘리베이터타워 지하, 중앙홀 지하 주변에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자기 건물이 무너지면서 안에 있던 사람들이 통로가 있는 양쪽 벽으로 몰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최군의 경우처럼 건물붕괴과정에서 심한 부상을 입지 않고 몸을 보호할만한 공간이 확보됐을 경우 생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의 생존을 위한 최소 공간은 길이 1, 높이 30㎝, 폭 40㎝ 정도. 이번 참사는 폭발때문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에 건물잔해 곳곳에 이 정도의 공간은 확보됐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A동 5층 중앙부터 차례로 무너져 내렸기 때문에 기둥 근처에서는 삼각형모양의 생존공간이 만들어 졌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1∼3초의 차이를 두고 붕괴돼 무너져 내리는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서로 어긋나면서 차단벽을 형성, 생존공간을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추정아래 구조활동이 집중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곳은 붕괴된 A동지하의 지상으로 통하는 중앙통로 부근. 실제로 환경미화원 24명은 지하3층 중앙통로부근에서, 최군은 지상3층 중앙통로 부근에서 구출됐다. 중앙통로쪽에는 10여개의 기둥이 있는데다 에스컬레이터와 비상계단등이 최소생존공간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해 매몰자들이 살아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근은 또 산소공급도 비교적 원활하다. 구조된 최군은 40㎝ 두께의 콘크리트더미 아래에 깔려 있었으면서도 철근등이 뒤엉켜 만들어낸 60㎝가량의 공간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았다.
구조대가 희망을 품고 있는 또다른 지역은 무너지지 않은 A동 엘리베이터타워의 지하와 중앙홀 지하. 붕괴 순간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몰렸고 벽면이 기둥역할을 해 공간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공간이 확보됐을 경우 물이 있으면 10여일이 지나도 생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물이 확보된 상태에서 부상을 입지 않았을 경우에는 1개월 이상을 버틸 수도 있다. 물이 없으면 5일을 넘기기 힘들다.
미국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건물 폭파사고 때는 사고 발생 14일이 지난 후에도 생존자가 나왔다.
구조대는 사고 첫날 화재진화를 위해 소방차가 물을 계속 뿌렸고 이후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려 매몰자들이 물은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생존공간만 있다면 기적같은 생존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최군이 구조된 직후 조순시장이 주재하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생존자 구조작업과 사체발굴작업을 병행키로 했다. A동지상에서 잔해제거작업을 벌이는 포클레인마다 시신발견을 위해 배치한 3명의 인원을 5∼6명으로 늘려 중장비 작업중에도 생존자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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