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탁트이는 소식” 함께 환호·눈물/실종자위 “신속 구조” 단식농성 결정○…9일 상오8시10분 최명석(20)군이 극적으로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 6백여명이 모여있는 서울교대 체육관은 「내자식도 살아돌아 올 수도 있다」는 기대로 크게 술렁거렸다.
붕괴된 A동 지상 2층 숙녀매장에서 일하던 맏딸을 잃은 홍영규(51)씨는 『최군과 같은 기적이 우리딸에게도 생겼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A동 지상 1층 화장품 코너에서 일하던 사촌누나가 실종된 이창길(21)씨는 『붕괴된지 열흘이 지나 집안식구 모두가 체념했는데 생존자 소식을 들으니 귀가 갑자기 트인 느낌』이라며 『사그라져가던 희망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체육관 주변에 가족단위로 텐트를 치거나 승합차를 가져온 일부 실종자 가족들도 따로 가져온 소형 TV앞에 둘러 서서 최군의 구출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실종자위원회는 이날 상오 7시께 최군의 생존소식이 알려진 직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의 신속한 구조작업과 현장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결정하기도 했다.
A동 지하1층 가전매장에서 근무하던 처남을 찾아 열흘째 붕괴현장에 나와있다는 신양학(41·관악구 신림동)씨는 『며칠전 붕괴현장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시체를 보았다』며 『살아돌아온 최군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기 보다는 차라리 시신이라도 빨리 발견, 가족들이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교대 인문관 104호에 마련한 불당은 이날 최군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실종된 사람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실종자가족 60여명으로 가득찼다.
불교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선재(33·여)스님은 『어제까지만해도 시신이라도 무사히 건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오늘은 아침에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최군이 구출됐으니 자기 자식도 곧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돼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구조 일지
▲6월29일 하오5시50분=삼풍백화점 붕괴.
▲30일 상오7시50분=A동 지하1층 아이스크림코너에서 삼풍백화점 직원 이행주(25·여) 추경영(43·여)씨 구조.
▲30일 상오9시=A동 지하1층 슈퍼마켓에서 권은정(22·여)씨 구조.
▲30일 하오9시47분=B동 지하1층 슈퍼마켓 부근에서 대원외고 교사 홍성태(39) 이미영(36·여)씨 구조.
▲7월1일 상오2시15분=지하3층 주차장서 박미선(25·여) 문은주(25·여)씨 구조.
▲1일 상오 3시15분=지하2층 주차장서 김현정(27·여) 임해진(25·여)씨 구조. 이어 5시40분 장미숙(22·여)씨, 6시50분 김순복(23·여)씨 구조.
▲1일 하오8시57분=A동 지하3층 환경미화원 탈의실에서 청소용역업체 신천개발 소속 환경미화원 이계준(62)씨등 24명 매몰 51시간만에 구조.
▲2일 하오5시=A동 지하1층 슈퍼마켓 부근에서 삼풍백화점 아르바이트생 이은영(21)양 71시간만에 구조됐으나 2시간30분뒤 사망.
▲9일 상오8시20분=A동 지상2층 에스컬레이터옆에서 아르바이트생 최명석(20·수원전문대2년 휴학)군 2백30시간만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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