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되고 있는 LG전자의 기업이미지 CF 「감동의 시작」은 강력한 흡인력이 돋보인다. CF영상의 홍수 속에 「감동의 시작」이 시선을 모으는 것은 침묵 때문이다.먼저 흑백화면 속에 한 소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면서 1∼2초 정도의 짧은 정적이 흐른다. 격류처럼 흐르던 TV의 소음이 일순 정지된 이 때, 시청자는 소리와 색채의 홍수 속에 표류하던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이 CF는 아주 단순하게 구성됐다. 관객의 감동하는 모습이 CF의 전부이다. 흔히 CF를 감싸는 광고대사나 자막조차도 없이 흑백화면으로 감동의 전과정을 담아냈다.
클로즈업된 소녀의 얼굴로부터 주위관객으로, 다시 전체관객으로 확대되는 화면이나, 한 두명으로부터 약하게 시작돼 모든 관객이 기립박수를 치게되는 상황은 감동의 확산과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LG그룹이 새로운 기업명과 로고등을 쓰기 시작하면서 LG전자도 새로운 기업 슬로건을 「감동의 시작」으로 정했다. 「감동의 시작」이란 지금까지 일방적이고 강제적이었던 고객메시지와 달리 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제품을 통해 종합적인 감동을 교류한다는 뜻이다.
일견 막연해 보이는 이 슬로건을 어떻게 30초간의 CF에 담아낼 것인가에 제작진의 모든 노력이 모아졌다. 때문에 보통의 기획기간보다 훨씬 긴 1년여 동안 조사와 연구를 거듭했다고 한다.
결국 고객 혹은 관객의 감동하는 순간을 포착하기로 한 아주 단순한 광고가 확정됐다. 점차 확대되는 화면, 박수의 확산과정 등이 「감동의 확산」으로 섬세하면서도 뚜렷하게 이해된다. 이는 CF 도입부에 여백과도 같은 정적과 흑백화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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