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 취업 전담 해결사”/설립 5년만에 작년매출액 100만불아이비 리그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대학에 백인 이외 소수민족의 입학이 공식적으로 허용된 역사는 불과 30년이 안된다. 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민권운동이 활성화하면서 비로소 소수민족에게도 동등한 교육기회가 주어졌다. 이제 미국 명문대학의 소수계 학생비율은 평균 20%수준을 넘어섰다. 하버드대의 경우는 그중 가장 높은 편이어서 35%가량 된다. 하지만 소수계 학생들은 명문대 출신이라 해도 여전히 취업에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종현(30·미국명 존 김)씨가 미국에서 유일한 소수계 학생 전문 리크루트회사인 「브라운 앤드 크림슨」을 만들게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그 자신 하버드대 졸업을 앞두고 직장을 구하면서 느꼈던 소수민족으로서의 한계가 회사설립의 동기였다. 소수계 입장에선 특별한 연이 없는 한 원하는 직장을 잡기가 힘들고, 기업은 기업대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소수계를 필요로 하면서도 적합한 학생을 채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요와 공급이 엄연히 있음에도 둘을 연결시켜주는 매개가 없었던 것이다.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대학동창 3명이 공동출자해 만든 구멍가게 수준의 회사는 설립 5년만인 지난해 매출액이 1백만달러를 넘어섰고 올해는 이보다 1백% 신장된 2백만달러를 너끈히 달성할 전망이다. 설립초기에는 학생들의 이력서를 모아 필요로 하는 회사에 파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교통편제공에서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채용에 관련된 일은 모조리 다 한다. 그래서 소수계학생들 사이에선 「브라운 앤드 크림슨」이 마련하는 이벤트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로 인식됐고 기업들도 소수계 학생을 채용하려면 일단 「브라운 앤드 크림슨」을 찾게 됐다. 그는 욕심이 많다. 보스턴에 본거지를 둔 리크루팅 사업을 하면서 3년간 미국 유수의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에서 일했고, 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도 졸업했다. 최대주주이자 경영자로 있는 회사가 본 궤도에 오르자 올 1월부터 다른 사업에도 손대고 있다. 아이디어는 좋으나 경험이 없고 돈이 모자라는 회사를 찾아 자금과 경영을 동시에 제공해 회사를 키우는 일을 시작했다.
7세때 이민온 그는 미국의 가장 큰 힘은 인종의 다양성에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소수계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며 활발히 주류사회로 진출해야만 미국사회의 건강성이 담보된다』고 늘 말한다. 그에게 소수민족은 제약의 딱지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원천이었고 발전의 모태였다.<뉴욕=홍희곤 특파원>뉴욕=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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