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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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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즉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자신이 당했던 공포와 충격등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로 인한 각가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 증세는 자연재해 피해자 뿐 아니라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긴 전쟁귀환병이나 강도 강간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지난 1월 일본 고베(신호)일대를 폐허로 만든 대지진후 이 증세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지 주민들이 많다는 일본신문의 보도다. 대지진후 죽고 싶다거나 밖에 나가기를 싫어하는 집안 칩거족들이 늘어나고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삼풍백화점붕괴참사후 역시 이같은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붕괴현장을 가까스로 피해나온 사람이나 부상한 사람과 사망자의 가족들은 물론 일반국민까지 삼풍백화점 붕괴 악몽과 환영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자연에 의한 재난이었지만 우리는 인재라는 점에서 충격이 그만큼 더 크다. ◆붕괴공포증은 점차 하나의 사회현상처럼 번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고층빌딩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집이 조금만 흔들리거나 소리가 나도 곧 집이 무너지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자연히 잠자리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심하면 우울증이 생기고 건강을 해치게 된다. ◆부실공사란 망국병이 풍토병처럼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같은 불안과 공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 건설업계의 뼈아픈 자성과 부실공사를 이땅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 외에는 「삼풍증후군」의 뚜렷한 치료약이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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