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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직원의 “살신성인”/숙녀의류 담당 김우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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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직원의 “살신성인”/숙녀의류 담당 김우형씨

입력
1995.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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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대피시킨후 다시 뛰어들다 참변삼풍백화점 붕괴직전, 사고위험을 알면서도 고객과 동료직원들을 먼저 대피시키다 실종됐던 백화점 직원 김우형(28·서울 금천구 독산1동)씨가 8일 새벽 결국 건물더미에 깔린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는 백화점 숙녀의류 구입담당으로 지난해 7월부터 A동 2층 북쪽끝에 위치한 숙녀부에서 일해 왔다. 사고당일 거래처에 나갔다 하오 5시께 돌아온 김씨는 세일기간에 판매할 상품견본을 가지러 올라간 4층에서 건물붕괴 위험을 감지했다. 이미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 천장에선 심하게 균열이 시작되고 있었다.

빨리 건물을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인데도 김씨의 발걸음은 2층으로 향했다. 2층에 있던 1백여명의 직원과 고객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쇼핑에 열중이었다. 김씨는 『빨리 대피 대피, 안쪽으로 안쪽으로, 건물이 무너진다』고 외치며 이들을 B동쪽으로 대피시켰다. 한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김씨가 다시 사무실쪽으로 가는 순간 건물은 5층부터 순식간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당시 함께 매몰됐다 빠져나온 동료직원들은 『김씨는 매몰된 상황에서도 밖을 향해 「여기 여기, 다친사람이 있으니 의사를 불러달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김씨는 백화점 개장시간이 상오 10시인데도 새벽 6시면 나와 매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기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남다른 직원이었다.

시신발견 소식을 듣고 삼성의료원으로 달려온 아버지 김길성(56·N건설 상무)씨는 『비록 남들한테는 값진 죽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부모가슴에 못을 박고 혼자만 갈 수 있느냐』며 울부짖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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