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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리 토끼 잡기”/미,베트남과 수교결정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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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리 토끼 잡기”/미,베트남과 수교결정 배경

입력
1995.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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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확대/중 패권주의 견제/클린턴 재선유리/향후 미­북관계의 모델로 주목도미국은 월남패망 20년만에 베트남과 완전한 외교관계를 수립키로 결정했다. 클린턴 미대통령은 빠르면 내주중 베트남과의 수교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이 이 시점에서 베트남과의 수교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동남아 시장확대라는 경제적 고려가 중시됐다. 해외시장의 확대를 통한 미국경제의 부활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클린턴으로서는 베트남 시장의 확보가 재선운동 과정에서 커다란 호재가 될 수 있다.

둘째,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상 중국의 패권주의 움직임을 견제하기위한 카드로서 베트남의 유용성이 점증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베트남 수교는 중국에게 적지 않은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이 틀림없다.

셋째, 백악관은 양국간의 수교가 클린턴의 재선전략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베트남에 대한 미국인들의 정서와 실리 사이에서 고민해온 클린턴은 이번에 『국익을 위해서 과거의 원한을 묻어야한다』는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지도력을 과시하려는 속셈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월남전 기피자라는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는 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베트남과의 수교결정이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동반하는 어려운 선택이다. 그는 이같은 부담을 덜기위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고, 상·하원의 수교촉구 결의안 채택등 수교조치의 정당성을 공인받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가지 흥미있는 점은 클린턴이 차기 대권 맞수로 대베트남 수교에 반기를 들고 있는 보브 돌 공화당상원의원의 정치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해 같은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방패막이로 사용하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월남전 포로출신인 매케인은 사사건건 클린턴의 외교를 비난해온 공화당의 대표적 매파이지만 지난 5월 베트남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워싱턴 포스트지에 베트남과의 관계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고문을 실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클린턴은 또 미·베트남수교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2천2백2명의 실종미군 수색문제가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협조로 원만하게 풀려가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재향군인단체들을 상대로 수교의 정당성을 설득해 나갈 전망이다. 미·베트남간의 수교는 양국수도에 연락사무소가 개설된지 반년만에 이루어지는 역사적 사건이다. 양국간의 수교는 그동안의 진전방식이 미·북한간 관계의 진전과정에서 하나의 모델이 돼왔다는 사실에서도 각별한 주목을 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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