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는 서민금융기관의 꽃이다. 담보력과 신용이 취약하여 은행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영세사업자, 시장상인, 중소기업자들이 자금의 융자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민금융이 성장돼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상호신용금고가 서둘러 정착돼야 한다. 정부도 이에 따라 상호신용금고의 육성에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이번 충북상호신용금고의 대형금융사고가 바로 상호신용금고의 발전적 성장노력과 필요성에 얼마나 파괴적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충북금고의 금융사고는 근본적으로 대주주가 신용금고를 사금고화, 예금을 마치 자기 주머닛돈처럼 멋대로 유용한데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호신용금고대형사고들도 대부분은 대주주들의 이러한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구태의연한 경영철학과 행태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충북금고의 사고는 규모가 클뿐 아니라 그 수법이 보다 지능적이고 고의적인 것이 뚜렷하다. 죄질이 어느 사고보다 악성이다. 그리고 또하나 놀라운 것은 신용금고감독기관의 하나인 신용관리기금이 상주감독요원을 파견근무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예금불법인출등 불법행위가 자행됐다는 사실이다. 감독기관이 글자그대로 「눈뜬 장님」 노릇을 한 것이다.
이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2만여 예금자와 지역(청주·충북) 경제에의 파급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는가 하는 것이다. 불법유용된 자금은 6백10억원. 지난해 연말 수신 9백60억, 여신 6백96억원인데 유용금액이 전체수신고의 약 65%에 상당하여 외부에서의 지원없이는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한 것이 문제다.
우선 대주주 민병일일가의 국내 은닉재산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는 가족 및 그의 비리에 하수인 역할을 한 처남가족들과 함께 지난 1일 미국으로 계획적인 도주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미국정부관계기관에 그의 송환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그가 유용한 6백10억원은 출자자(대출불가) 및 동일인(자기자본의 10%이내) 여신한도위반(2백42억원), 전산조작에 의한 고객예금부정인출(1백79억원), 신용관리기금에 대한 콜론(단기대출) 조작(1백89억원)등 각종 수법을 동원하여 만들어진 것인데 이 막대한 자금이 어디에 쓰여졌는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는 89년부터 경기도 곤지암일대에 골프장건설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다가 자금압박을 받아 회사자금을 불법 인출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부동산·유동자금등 그의 국내 은닉재산을 최대한 색출, 손익보전에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회생가능성 없는 충북금고의 파산허용여부다. 충북금고가 충북에서는 제일 큰 금고이고 또한 예금자보호와 지역경제에의 파급을 감안, 제3자에의 인수등 생존의 방법이 선택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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