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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부자알력도 참사 한원인/이 회장­사장 영업중단놓고 의견갈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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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부자알력도 참사 한원인/이 회장­사장 영업중단놓고 의견갈린듯

입력
1995.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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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임원회의 “영업 중지” 제기/이사장 불만 품은듯 “자체회의”/사고후 현장조사도 양계파대표 참여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이면에, 이준(73)회장과 이한상(42)사장 부자간 알력이 사고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당일 하오4시 열렸던 그룹임원회의. 당연히 백화점 매장 5층의 균열사고가 주제로 떠올랐다. 여러 주장이 제기됐지만 매장영업 중단쪽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이회장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백화점 경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나름대로 성과를 얻고 있던 이사장은 영업중단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방증으로 이사장이 영업중단 여부에 대해 그룹회의보다 자체 회의를 통해 논의하겠다며 이날 하오6시 과장급이상 백화점간부회의를 소집키로했던 점을 들 수 있다.

개점당시 이회장은 1인전권체제로 백화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고령에다 지병인 당뇨 때문에 사위가 운영하는 제주 여미지식물원에 요양가는 경우가 빈번했고 고혈압증세까지 겹쳐 매년 한달가량은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장남이 지난 76년 삼풍건설의 사우디 공사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이회장은 3남1녀중 차남인 한상씨를 후계자로 키워 이사 전무를 거쳐 경영수업을 받게 한 뒤 지난해1월 사장에 취임시켰다. 그러나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백화점의 승부는 판촉과 홍보에 있다』며 아버지와 고락을 같이했던 노임원들을 방계회사로 보내는등 젊은층 위주의 자기 사람들을 기용했다.

이후 회장·사장 두 라인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백화점 경영인맥은 점점 사장라인쪽으로 기울었고 이회장의 건강마저 악화되자 백화점은 완전히 사장체제로 돌아섰다. 회장계 임원들의 이견은 사장의 경영드라이브에 묻혀버렸다.

다만 매주 목요일 백화점5층 회의실에서 이회장 주재로 열리는 그룹 임원단 전체회의가 유일한 사장견제루트였다. 한 임원은 『그룹임원회의의 주내용은 백화점 경영문제였으며 회의자체가 사장독주를 막는 일종의 견제책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사고당일을 놓고 볼 때, 경영체제 개혁을 주창하는 아들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아버지 사이의 알력은 이회장 직계의 이광만―박영배 삼풍건설 상무 대 사장직계의 이격 영업전무 이완수 고창수 차장의 알력으로 나타난다.

붕괴사고가 나자 그룹측은 회장계 박상무와 사장계 이전무를 각각 대표로 현장조사를 맡겼다. 책임공방을 둘러싼 잡음을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회사의 간부이상 임원진에게 매우 엄격해 실수를 전혀 용납하지 않던 이회장에게 이들이 사고당일 회의에서 붕괴우려에 대한 보고를 제대로 했을리가 없다는 점, 이것이 대형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주헌(43)판촉이사는 『사장계의 이차장이 시설구조에 대해서는 가장 전문가다. 만약 이차장이 정확히 진단해 회장께 직보했다면 이런 참사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장학만·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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