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82시간만에 범인 2명 검거/대구/무사구출 박철웅씨 재산신고 백45억대 재력가【대구=정광진·전준호 기자】 대구시 광역의회 의원에 출마하면서 1백45억원대 재산을 신고한 대구시의원 박철웅(52·대구 동구 불로동 195의 5)씨를 납치, 몸값 5억원을 요구했던 납치범들이 사건발생 82시간만인 8일 하오 경찰에 붙잡히고 박씨는 구출됐다.
대구동부경찰서는 이날 대구 동구 4선거구에서 시의원(민자당)에 당선된 박씨를 지난 5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관광호텔 주차장에서 납치, 몸값을 요구한 주범 김주엽(33·대구 수성구 지산동 1063의 87)씨와 공범 김이수(28·상업·대구 동구 입석동 961)씨등 2명을 약취·강도 혐의로 검거, 긴급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외에 또다른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시의원후보에 출마한 박씨가 거액의 재산을 신고하자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운뒤 박씨를 납치, 몸값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납치◁
주범 김씨는 지난 5일 상오6시30분께 대구의 모지방신문사 기자를 사칭, 전화로 『당선인터뷰 때문에 미리 상의할 일이 있으니 수성관광호텔로 나오라』고 한 뒤 자신의 차를 몰고 이 호텔 주차장에 온 박씨를 공범 김이수씨와 함께 납치했다. 이들은 박씨를 자신들이 몰고온 엘란트라 승용차 뒷좌석에 태운 뒤 서구 비산동의 공사중인 건물 지하실에서 하룻밤을 묵고 6일 박씨를 경주 보문단지내 보문콘도 115호실에 감금했다.
주범 김씨는 5일 하오 박씨를 시켜 선거사무실에 있는 동생에게 4차례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관계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도저히 안되겠으니 현금 5억원을 준비하라』고 전했다.
▷검거◁
경찰은 전화가 온 직후 가족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비공개로 수사에 착수, 납치 3일만인 8일 하오 2시25분께 대구 중구 남산1동 600의 45 남산양곡슈퍼앞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걸던 주범 김씨의 위치를 발신지 추적으로 확인, 검거한 뒤 경주에서 박씨를 구출하고 공범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2시30분께 주범 김씨의 부탁을 받고 돈을 건네받기로 약속한 장소에 나온 김윤석(27)씨등 2명을 붙잡았다. 주범 김씨는 경찰복을 입고 경찰관으로 위장, 김윤석씨에게 돈을 받아오도록 했다.
주범 김씨로부터 박씨가 경주보문콘도에 감금돼있다는 자백을 받아낸 경찰은 이날 하오 경주에서 공범 김씨를 검거하고 두손이 묶인 채 감금돼있던 박씨를 구출했다. 박씨는 범인들이 경주에서 대구에 있는 「형님」과 통화한 뒤 『형님은 돈을 받는 즉시 밀항키로 했다. 형님이 당신의 손가락을 자르라고 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범인이 이들외에 더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범인주변◁
주범 김주엽은 83년 지방명문인 K대 전자공학과 2년을 중퇴, 86년초 군제대후 91년까지 구미 마산등지에서 영어강사를 하기도 했다. 92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집에 팩시밀리등을 설치해 놓고 오퍼상을 해왔으나 현재는 뚜렷한 직업이 없다.
▷박철웅씨◁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 동구 4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된 박철웅씨는 대구시선관위에 신고한 재산만 1백45억원이 넘는 거부다.
박씨는 대구 해서국교와 능인고를 졸업한후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주)동구케이블TV (주)대하레미콘 (주)홈센터등 7개 회사를 거느린 재력가로 발돋움했다.
건축자재 품귀현상을 빚은 88올림픽을 전후해 건축자재판매업으로 급부상한 박씨는 부동산투자로 재산을 증식, 실제 재산은 1천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