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참된 의미 진지하게 접근/한글소설 꽃피운 밑거름역서포 김만중(1637∼1692)은 조선중기의 문신. 1665년(현종6년)에 문과에 장원급제한 뒤 정언, 부수찬등의 벼슬을 지냈다. 서인이었던 그는 당쟁으로 인해 수차례 유배와 관직복귀를 되풀이하다 끝내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았다.
「구운몽」은 서포가 자신의 유배를 슬퍼하는 어머니 윤씨를 위로하기 위해 쓴 소설이다. 한글본과 한문본이 모두 전하는 데 어느 것이 앞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다만 서포가 우리말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서포는 한시보다 우리말로 씌어진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 정철의 「관동별곡」 「사미인곡」을 들면서 『우리나라의 참된 글은 오직 이것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소설 「구운몽」은 인간의 부귀영화는 단지 일장춘몽일 뿐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삶의 참된 의미와 초월적인 깨달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유교 불교 도교의 요소가 모두 두루 들어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불교적 의미가 강하다.
「구운몽」은 문학사적으로는 고대소설 창작에 있어서 전범으로 평가 받는다. 고대소설의 형식은 「구운몽」을 통해 그럴듯한 골격을 마련했으며 내용도 전기위주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인생문제를 다룰만큼 한발짝 앞섰다. 「구운몽」이 이후 영·정조시대에 들어 와 한글소설이 활짝 꽃필 수 있는 바탕이 됐다는 후세의 평가도 이런 까닭에서다.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은 용왕의 대접을 받고 술에 취해 돌아오다 8선녀를 만난다. 성진은 8선녀들의 미모를 그리며 불문에 회의를 느끼다가 지옥으로 추방당한다.
성진은 양소유라는 인물로 다시 인간세상에 태어나 8선녀의 후신인 여덟명의 여자와 차례로 인연을 맺는다. 토번의 난을 평정한 양소유는 2처6첩을 거느리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생일을 맞아 종남산에 올라 가무를 즐기던 양소유는 황폐한 영웅들의 무덤을 보고 문득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비애에 잠긴다. 그때 나타난 호승의 설법을 듣던 중 꿈에서 깨어나 본래의 성진으로 되돌아 온다. 그후 성진과 8선녀는 열심히 도를 닦아 극락세계로 들어간다.<최성욱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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