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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수법 총동원 고객돈 횡령 “충격”/충북신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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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수법 총동원 고객돈 횡령 “충격”/충북신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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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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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론계수·전산자료조작 등 「조직적 범행」 의혹/최대주주 민병일씨와 그 주변서 전용 가능성/사건 조기적발 기회놓쳐 금융감독체계 “구멍”충북상호신용금고 자산유용사건은 공신력을 생명으로 한 금융기관이 조직적으로 고객의 돈을 빼돌렸다는 점에서 통상적 창구사고와는 성격부터 다르다. 특히 사건배후에는 금고의 실질적 오너와 주변인물들이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보여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충북신금에 대한 특별검사를 실시중인 신용관리기금은 「매우 지능적이지만 금융기관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수법」으로 고객돈 6백10억원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먼저 기존 고객예금을 몰래 중도해약하거나 신규예금을 받아 입금내역을 컴퓨터에서 삭제하는 수법으로 1백79억원이 빼돌려 졌다. 또 신용관리기금에 콜론(초단기대출)으로 13억원만 빌려주면서 장부엔 2백2억원으로 기록, 결국 이중장부작성 및 콜론계수조작으로 1백89억원이 증발했다. 횡령금액만 3백68억원인 셈이다. 지금까지 상호신용금고에서 무수한 금융사고가 발생했었지만 횡령액수로는 이번이 최대규모다.

여기에 변칙대출된 자금이 2백42억원. 현행 상호신용금고법상 출자자(주주)대출은 금지되고 동일인여신도 자기자본의 10%를 넘을 수 없지만 충북상호신용금고의 경우 1백8억원을 출자자에게, 1백34억원을 여신한도를 어기며 동일인에게 융자해 주었던 것이다. 특히 충북신금는 지분율 34%의 최대주주 민병일(57·미국 도피중)씨가 운영하던 회사에 1백20억여원이 넘는 돈을 대출, 사실상 「대출형식을 빌린 횡령」을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횡령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는 신용관리기금은 사라진 3백68억원도 민씨와 그 주변에서 전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0년대 중장비사업으로 큰 돈을 번 민씨는 최근 사고가 났던 충북투자금융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는데 90년이후 경기 광주에 18홀규모의 그린힐 골프장건설과 부산의 대규모 부동산매입등 사업확장을 꾀했으나 최근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실제로 민씨는 충북신금주식을 담보로 충북투금에서 거액대출을 받은뒤 최근 상환을 위해 골프장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일차적으로 고객돈을 제돈처럼 집어쓴 충북신금와 오너의 파렴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허술한 금융감독망 역시 대형사고에 일조했다는게 일반적 지적이다.

사실 충북신금의 사고혐의는 지난해 이미 발견됐었다. 지난해 11월 은행감독원 정기검사에서 충북신금은 2백25억원의 위규대출사실이 적발돼 연말부터 신용관리기금의 경영지도를 받아왔다. 그러나 충북신금주변에선 횡령사건발생이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결국 정기검사를 했던 은감원이나 6개월이상 직원을 파견, 경영지도를 해온 신용관리기금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행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의 상호신용금고수는 2백36개. 연 1회씩 은감원의 정기검사, 부실금고엔 신용관리기금의 특별검사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이번 사고를 통해 그 허술함이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구멍뚫린 감시망속에 지방상호신용금고에선 위규가 오히려 당연시되고 있으며 일부는 「외형은 공금융기관, 내용은 사금고」로 전락해가고 있다. 2백30여만명에 달하는 전국 상호신용금고 거래자를 보호하려면 대형금융기관, 대도시금융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체계의 대수술이 시급하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충북신금의 경영정상화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용관리기금 주관하에 제3자인수가 모색되겠지만 사고금액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 파산이란 어마어마한 사태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물론 1천만원이하 소액예금자들은 보호되겠지만 2만여명의 예금자와 지역경제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성철 기자>

◎예금보험 1인 보장한도 2,000만원 수준될듯/조세연·금융연 방안발표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예금보험제도의 1인당 보장한도는 2천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예금보험제도의 운영은 정부산하에 설립될 독립기구가 맡게 되며 이 기구는 은행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감독기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조세연구원과 금융연구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 예금보험제도 도입방안」을 각각 발표하고 제일은행 강당에서 공청회를 가졌다. 정부는 이 방안을 토대로 정부안을 확정, 올가을 정기국회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조세연구원과 금융연구원의 방안에 의하면 우선 예금보험제도의 운영과 감독기능 보유여부에 대해서는 두 연구원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산하의 독립기구(조세연은 보험공사)가 보험기금의 운영주체가 되며 이 기구는 은행 감독기능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감독원등과의 중복감독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감독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점차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입대상 은행과 대상예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조세연구원은 가입대상 금융기관으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물론 특수은행과 개발기관 외국은행 국내지점까지 모두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융연구원은 특수은행과 개발기관은 부실화시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외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충북신금 어떤회사인가/76년 설립… 82년 민 회장이 사들여/부정대출 등 적발돼 잇단 경영지도

충북상호신용금고는 지난 76년초 청주지역 금융인 및 상공인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다. 충북은행과 5개 중앙은행 청주지점이 각각 5천만원씩 총 3억원을 투자, 같은해 5월 개점한 이 금고는 82년 민병일회장에 매각돼 민영화됐다.

81년 충주에 지점을 개설한 이 금고는 현재 외형상 납입자본금 11억원, 자기자본 43억원, 여신규모 6백54억원, 수신규모 9백21억원에 예금주는 현재 2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나 사실상 민회장이 부동산등에 손을 댄 지난 89년말부터 많은 자금을 빼돌려 부실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는게 이 지역 금융가의 분석이다.

민회장은 금고를 매입하면서 자본금 3억원을 증자한뒤 93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추가 증자, 최대 주주(지분율 33.9%)가 됐다. 또 민회장의 친·인척인 대주주에게 담보물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채 자금을 대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금고는 부정대출 사실이 지난 93년 은행감독원 정기검사에서 적발돼 상호신용금고연합회로부터 2년간 경영지도를 받아 왔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신용관리기금측이 경영을 지도할 정도로 곪아 있는 상태였다.<이상호 기자>

◎예금주는 어떻게 되나/예금지급 정지… 당분간 돈 못찾아/최소한 한달지나야 인출 가능할듯

충북상호신용금고에 돈을 맡긴 2만여명의 예금주는 당장은 돈을 찾을 수 없다. 정부의 예금지급 정지명령때문이다.

통상 신용금고에서 금용사고가 발생해 예금지급정지명령이 떨어질 경우 지급정지가 풀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1개월이상. 지급이 재개되려면 우선 관리단의 재산실사와 대주주 및 출자자등에 대한 재산현황이 파악되어야 하고 이를 파악하는데 최소한 한달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지나야 1인당 일정금액까지 인출이 허용된다. 지난 2월 충북투금의 경우 개인은 1천만원, 법인은 2천만원까지 지급됐다.

관리단파견까지 이뤄진 금고의 경우 자력에 의한 경영정상화가 힘든 것이 보통이어서 대개 제3자 인수방식이 취해진다. 인수자가 결정될 때가 되어야 대부분 예금이 정상지급된다.

그러나 파산절차를 밟을 경우 예금주가 예금액 모두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금고가 파산할때 신용관리기금이 고객 1인당 예금액 1천만원 한도내에서 지급하는 보전금을 건질수 있을 뿐이다.<이상호 기자>

◎충북신금사건 주변/본사 직원들 실사자료 챙기기 분주/지역상공인들 “연쇄부도사태” 걱정

○…7일 상오 충북상호신용금고 청주본사는 철문이 무겁게 내려진 가운데 40여명의 직원들이 신용관리기금의 정밀 실사자료를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 그러나 업무정지방침이 이날 새벽에 결정돼 예금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상오에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

한편 7명으로 구성된 신용관리기금 실사반은 상오9시께 충북금고에 도착, 부실여신 규모 파악등 실사를 시작.

○…지난 3월 충북투금 업무정지 조치에 이어 충북금고가 업무정지되자 충북지역 상공인들은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크게 우려. 특히 충북금고 예금주 대부분이 청주지역 중소상공인들이어서 충북금고 업무정지 조치로 인한 연쇄부도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

○…민회장은 중장비사업을 통해 80년대초 부각되기 시작, 충북투금 부회장등을 지냈으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90년들어 자금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회장은 90년께 경기 광주 곤지암에 그린힐 골프장 부지를 산데 이어 부산지역에도 대규모 그린벨트를 매입했으나 자금사정으로 골프장을 완성하지 못했고 부산지역 부동산도 그린벨트에서 해제되지 않아 자금압박을 받아왔다고.<청주=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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