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도 없는 광고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그런 광고에는 지구의 환경파괴문제라든가 가족 사이의 갈등등 광고에서는 다룰 필요가 없는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들이 주로 등장한다.혹자는 제품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 될 광고가 제품은 뒷전으로 밀어둔채 딴 말만 늘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론을 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광고에는 문외한인 고리타분한 서생인 필자의 소견을 들어보시면 어떠실지.
다양한 상품이 생산되지 못하던 궁핍하던 때, 예를 들자면 자동차회사가 하나 둘일 때에는 그 자동차의 존재만을 알려줘도 광고효과는 아주 그만이었다. 자동차의 특장점이나 알려주고 그 제품에 대해 환상을 적당히 심어주면 그 자동차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기 마련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단지 경제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 교육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해서 한국형 베스트셀러들이 양산되었던 것이다. 광고로 밀면 안되는 것이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상품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런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려는 기업은 사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산업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생산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폭넓은 선택의 권리를 되돌려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태가 역전되면서 광고는 산업의 발달로 생겨나게 되었던 각종의 부작용들 즉 환경문제, 인간의 물화등 굵직한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런 광고는 기업 자체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자생력을 얻는데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은 더 큰 의미의 질 높은 제품에 대한 약속을 받는 셈이니 기분 좋은 일이다.
문단에 있는 필자가 굳이 광고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나는 삼풍백화점 붕괴등 소비자에 대한 배신과 대비되는 좋은 광고들이 또 다른 한국형 베스트셀러 만들기의 프로젝트로 그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온다.<장현동 문학평론가>장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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