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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들도 「남한 쌀」 몰라/본사 특파원 연변서 본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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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들도 「남한 쌀」 몰라/본사 특파원 연변서 본 북한

입력
199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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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북지방 20∼40㎏ 양권 미리 배포/김일성 1주기 준비로 국경 통제옌비옌(연변) 조선족 사회에서는 김일성 사망 1주기를 맞은 요즘 북한이 한국쌀을 받아들인 것이 화제다. 북한이 한국에서 받은 쌀을 즉시 배급하고 있다는 최신정보도 귀엣말로 번져가고 있다. 기자는 옌지(연길)에서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고위 관계자에게서 이 얘기를 들었다.

그는 지난달 중순 청진 원산 평양 남포등지를 방문하고 이달 초순 돌아왔다. 그의 방북은 최근 새로 노동당국제부 부부장으로 취임한 현준극 전노동신문 주필이 대중관계 개선을 위해 벌이고있는 초청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는 북한당국이 남측으로부터 지원받은 쌀을 도착즉시 일반주민에게 분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청진에 하역된 쌀이 즉각 이 지역 주민에게 분배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식량사정이 악화된 자강도 양강도 함북지방에서는 주민들에게 미리 가구당 20∼40㎏상당의 양권을 배포해 쌀지원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측이 권력승계를 위해 일반주민들의 식량문제 해결을 몹시 서두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그리고 김정일의 「등극」을 위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지않을 수 없는 절박한 사정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쌀이 남측에서 지원된 것이라는 사실은 당 지도원급 이상 간부들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올들어서만 평양을 4번째 방문한 한 소식통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지난해보다 훨씬 악화돼 양강 자강 함북일대에서는 식량배급이 2∼3개월씩 밀려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마침 씨 아펙스호가 쌀을 하역할 때 청진을 방문했던 그는 북한당국이 항구주변에 경비병력을 배치, 일반인의 출입을 일절 금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씨 아펙스호의 인공기는 하역작업이 반이상 진행된 지난달 26일 상오에 게양됐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측이 처음부터 인공기 게양을 계획했다기보다는 도중에 「이상」을 발견한 실무자들이 다른 외국선박과 마찬가지로 인공기를 게양토록 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옌비옌에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북한은 김일성 사후 1년동안 움츠린채로 상을 치르던 자세를 벗어나 비로소 변화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들의 증언 외에도 북한과 접경한 중국 동북 3성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북한 내부동향에 대한 첩보와 추측이 급증하고 있다. 물론 신뢰성을 갖춘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정제되지않은 첩보가 많고 전달과정에서 증폭돼 엉뚱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러나 철저히 고립된 섬이나 다름없는 북한에 대한 귀동냥이나마 할 수 있는 곳은 옌비옌 밖에 없다.

여기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북한은 김일성 사망 1주기행사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외국인의 방북과 북한주민들의 출국을 통제하고 있다.

동북3성에는 5천∼9천명의 조교(북한공민권을 가진 중국거주 조선족)가 있지만 이들에게도 평양방문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제가 가해지기 전 북한에 들어갔던 중국당국자와 조선족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북한의 내부사정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옌지(연길)=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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