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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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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는 젖과 옛날얘기를 먹고 자란다. 인간이 젖을 육신의 양식으로 삼아 어른으로 크는 것처럼, 문학은 인간의 영혼을 살찌게 한다. 문학 속에는 가슴 뛰는 모험과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있다. 정의와 휴머니즘이 있고, 슬픔과 눈물과 절망을 뛰어넘어 마침내 승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새로운 용기와, 더불어 사는 지혜를 얻는다. ◆제28회 「한국일보문학상」수상작에 김인숙씨의 중편소설 「먼길」이 선정돼 오늘 시상식을 갖는다. 이 작품은 80년대 이 땅의 젊은이들이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조국과 화해를 모색해 가는 과정을, 호주 이민생활을 통해 전개해 나가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상처를 드러내는 작가의 기법이 비분에 빠지지 않았고, 봉합의 방식이 비굴하지 않다는 점에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단 일각에서는 요즘 어느 대학에나 저명한 문학평론가는 얼마든지 있지만 그들의 필봉을 감당할 만한 작가가 드물고, 문학을 지망하는 학생은 많으나 그들에게 문학의 실제를 지도할 만큼 이론을 함께 갖춘 작가는 찾기 어렵다는 자탄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령 고3 수험생이 대학입시준비는 소홀히 하고 소설책을 붙들고 있다면 그걸 고운 눈으로 보아 넘길 부모는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라도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문학작품을 읽을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좋은 작가와 명작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나 미술처럼 문학도 예능특기를 인정해 대학에 문예창작과를 두고 문학지망생에게 실기점수를 높게 배정하는 방법이다. 노벨문학상이 탐난다면 그만한 투자가 먼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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