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론 내년 총선도 위험” 자구책 골몰 『비상구없는 콘크리트 벽에 갇힌 느낌이다』
지방선거후 서울의 민자당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탄식이다. 전국적으로도 패했지만 서울만을 놓고보면 「전멸」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서울시장은 물론 구청장 25명중 23명, 시의원 1백33명중 1백22명이 모조리 민주당출신으로 채워져 민자당은 서울시에서는 왜소한 「야당」으로 전락한 셈이다. 특히 서울시장선거에서 민자당의 득표율이 겨우 20.3%에 그쳤다는 사실이 이들의원들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 때문에 민자당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걱정하지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대부분 의원들이 『이대로 가다가는 힘도 못쓰고 떨어질 판』이라고 기죽은 모습들이다. 『홍수를 만나 10리를 떠내려간 형국』이라는 이세기 서울시지부위원장의 표현대로 의원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암담한 상태다.
의원들은 일단 참패의 원인을 「반민자 정서」로 보고있다. 박주천(마포을)의원은 『시민들이 우선 민자당을 빼고 나머지 후보들을 놓고 저울질하는 인상마저 받았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먹구름이 가득 끼었는데 땅만 보고 달린 격』이라고 민심을 읽지못한 책임을 자탄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JP(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축출, 그 과정에서 드러난 미숙함을 패배의 근인으로 지적하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즉 여권성향이었던 충청출신들이 JP축출을 보면서 민자당에 등을 돌렸고, 그 표가 승패에 무시못할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백남치(노원갑)의원은 『서울에서 이겨도 5%, 져도 5%인데 충청출신의 이반은 10%이상의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JP를 예우해서 2선후퇴를 시킬 수 있었는데 몇몇 민주계 핵심들이 자극적으로 일을 처리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범진(양천갑)대변인등은 『JP를 몰아낼 때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느냐. 당선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 지역의 의원들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재만이 어려운게 아니고 앞으로도 별다른 변화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민자당 의원들은 『앉아서 고사될 수는 없다』며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내주부터는 서울의 4대 권역별로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려 총체적인 현실진단,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머리를 맞대봐도 뾰족한 묘안이 없기 때문에 의원들의 근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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