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국 현대미술 잇단 초대/베니스 비엔날레 수상 등 세계적 위상 반영/한민족 정서의 뿌리탐구 설치작품 등 선봬 광복 50주년를 맞아 한국 현대미술이 일본에 잇달아 진출한다. 일본미술계는 8·15 전후에 한국작가기획전과 교류전형태의 전시회를 개최, 한국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구미술 추종으로 침체에 빠진 일본미술계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 수상으로 세계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미술을 하나의 대안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예정된 대형 기획전은 7월29일∼10월10일 이바라키 미토시 미토예술관의 「마음의 영역」전, 7월14일∼9월3일 아이치미술관과 나고야시립미술관 공동주최의 「환류한·일 현대미술전」, 7월20∼8월5일 오사카 기린플라자와 8월23일∼9월5일 도쿄 일본재단광장에서 열리는 「일본 국제교감미술제새로운 아시아인」전 등 3건. 모두 일본측의 기획과 경비지원으로 이루어지며 출품작 대부분이 비디오, 사진, 영상등을 활용한 실험적 설치물이다.
미토시가 90년 건립한 미토예술관에서 열리는 「마음의 영역」전은 80년대 한국에서 성행했던 민중미술 이후 젊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모색해온 실험작업을 통해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알리는 자리. 초대작가는 육근병 홍성도(홍익대 교수) 배병우 문주 최정화씨등 5명으로 한민족 정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탐구하고 자아를 검토하기 위한 설치작품을 내놓는다.
이중 92년 세계적 미술제인 독일 카셀도쿠멘타 초대작가로 일본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통해 잘 알려진 육씨는 드로잉, 비디오, 조각을 동원한 대형설치물 「생존은 역사」를 출품한다.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탯줄을 길이 8 폭 240㎝ 무게 8.5톤에 이르는 대형원통으로 만들고 그 속에서 1945∼1995년의 세계적 사건에 대한 TV보도 내용을 비디오로 상영하는 작품을 통해 그는 역사와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 최씨는 풍선로봇으로 꽃을 만들어 인공물과 자연물의 비교로 현대문명의 허위를 고발하며, 홍씨는 자동차 해체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문명에 대한 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아이치미술관과 나고야시립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환류한·일 현대미술전」에는 양국에서 12명씩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대표였던 재일동포 최재은씨와 박현기 심문섭 차우희 최인수 원경환 김근중 조덕현 김찬동 김수자 김춘수 육근병씨, 일본에서는 도야 시게오(호곡성웅), 구노 도시히로(구야리박), 한국인 3세 윤희창씨 등이 초대됐다. 모두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도쿠멘타,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가들이다.
「일본국제교감미술제」에는 한·중·일 3개국에서 9명씩 참가하는데 한국작가는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전수천씨, 권여현씨, 설치와 행위미술을 해온 컴아트그룹의 이경근 황민수 박창식씨등.
한편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임영방)은 도쿄근대미술관과 공동으로 양국에서 15∼20명씩 참여하는 「한국미술일본전」과 「일본미술한국전」을 96, 97년에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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