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조·구난기동대」 시급/현재 전문인력 백여명뿐… 지휘체계도 엉성/미·일선 첨단장비무장 「전담팀」 24시간 대기대형 재난발생시 긴급 구조·구난에 나설 기동대의 창설이 시급하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직후부터 계속 지적돼 온 현장 지휘체계의 혼란, 전문구조인력 및 구조장비의 부족, 구조대원들에 대한 행정지원체계의 미흡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구조·구난본부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해대책 전담부처인 내무부조차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현장에서의 상황관리 및 사고처리능력이 사실상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전문구조인력인 119구조대와 군 경찰 심지어는 자원봉사자까지 동원, 매몰자 구출작업을 벌였지만 동원된 팀별로 공조체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붕괴사고후 중앙구조구난본부와 현장구조대간의 유무선연락망조차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난맥상으로 인해 초기 화재진압이 늦어졌고 구출작업도 여러차례 중단되는등 사고발생 초기의 가장 중요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붕괴사고 현장에 긴급 투입돼 매몰자 구조 및 시신 발굴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119구조대의 경우 구조작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데다 현장조건도 계속 악화돼 목숨을 건 구조대원들의 구조노력에 비해 구조성과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5일 현재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현장에 투입된 119구조대는 모두 4백28명. 붕괴사고 이후 전국 55개 소방서에 구성돼 있는 119구조대 5백87명 가운데 현장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전부 동원한 숫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구조·구난 전문교육을 이수했거나 특전사등 특수부대요원출신인 구조·구난 전문인력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1백79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비전문인력까지 동원해 사고 현장에 투입한 상황이지만 그나마도 인력이 부족해 119구조대원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연일 계속되는 철야 구조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의 구조작업을 적절하게 지원해 줄만한 행정체계도 없어 필요한 장비제공은 물론 숙소마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발생한 미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건물 폭파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된 연방비상관리청(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이 사고즉시 현장에 투입돼 희생자 구출에서 현장지휘, 유가족 지원활동까지 일사분란한 사고처리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FEMA의 경우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1천5백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구조대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 모두 2천3백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대형 재해 발생시 첨단장비를 동원한 인명구조활동 및 실종자 수색, 응급치료 뿐만 아니라 생필품등 국가자원의 동원을 총괄하고 피해복구까지 전담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내무부 소방국과 유사한 자치성내의 소방청이 있고 지방자치단체별로 방재센터가 구성돼 있어 지난 1월의 한신(판신)대지진과 같은 대형 재해발생시 방재센터의 현장지휘아래 빈틈없는 구조 및 복구활동이 진행된다.
정부는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를 계기로 7월중 인위재난관리법을 제정하고 현재의 내무부 소방국과는 별도의 안전관리청 또는 재해관리청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소방 전문가들은 이같은 별도의 외청조직보다는 대형 재난 발생시 사고현장에 즉각 투입돼 현장지휘 및 구조활동등을 벌일 수 있는 전문적인 구조·구난본부의 창설이 더 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의 119구조대는 일선 소방서 소속으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장비부족으로 이같은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장지휘 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인력 및 장비부족과 같은 근본적인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119구조대를 긴급 구조·구난 전문기관으로 확충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전문적인 구조인력이나 대형사고현장에서 지휘, 통제를 담당할 조직이 없다면 안전관리청과 같은 외청조직은 또다른 옥상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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