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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식 없는 사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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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식 없는 사회(사설)

입력
1995.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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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인명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인명존중의 안전의식이 너무 결여돼 있다. 국민 모두가 사람생명의 존엄성을 최대의 가치로 알고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사람의 생명보호 위주로 해야하는 인본주의사상을 배우고 몸에 익힐 기회가 적었던 탓일까. 사람목숨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극히 비인도적인 잘못된 풍조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너와 나를 가릴 것 없이 국민 모두의 가슴속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것이다.이처럼 비정한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이다보니 건축물을 짓든, 도시가스시설을 하고 그것을 취급하든, 운전을 하든, 매사가 사람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갈 정도로 불안전하고 부실하게 돼 있으며 대충대충, 건성건성이 판을 치는 사회가 돼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설마와 요행만을 바라며 살아가는 살얼음판과 같은 사회를 만들어 놓기에 이르렀다.

사망·실종·부상자가 1천4백명에 가까운 사상 최악의 삼풍백화점붕괴참사만 해도 바닥에 깔려있는 근본 원인은 이같은 인명 경시의 안전의식부재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케 되는 것이다.

귀중한 사람목숨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조금만이라도 있었다면 어떻게 백화점 4층의 하중을 버티는 주기둥을 3개씩이나 없애 매장을 넓힐 수 있었겠는가. 안전을 고려치 않은 설계변경을 어떻게 멋대로 할 수 있었을까.

안전의식부재는 건설업자나 백화점업주에게만 국한된 것이랄 수도 없다. 뇌물몇푼에 눈이 멀어 국민의 안전을 내동댕이 친 구청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또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크고 작은 건설업자에서부터 술에 취한채 대로에서 멋대로 차를 몰아대는 취중 운전자와 가정에서 가스관리를 허술히 해 불을 내는 주부에 이르기까지 국민 거의 모두가 안전의식부재의 늪에 빠져있다는 게 우리사회의 실상인 것이다.

큰 사고만 나면 제도가 잘못되고 법규가 너무 가벼워 인재적 참변이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심각한 요인은 국민 모두에게 만연된 안전의식결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또 이를 바로 잡는 일은 법과 제도를 고쳐 인재를 저지르는 사람을 무섭게 다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국민 모두가 안전의식을 터득해 생활화 할 수 있는 의식개혁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리하여 안전의식부재로 인명을 해친 경우 개인이든 기업이든 공무원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이 사회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인재를 발본색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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