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추모 음악축제/영서 7년동안 펼친다/「라트라비아타」 등 28편 모두 무대에/각국 전문가 모여 연구·토론 시간도주세페 베르디(1813∼1901)를 기리는 대규모 음악축제가 7년동안 영국에서 펼쳐진다.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지난달 10일부터 베르디의 1백주기가 되는 2001년까지 베르디의 오페라 28편 전부를 무대에 올리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축제기간에는 지휘자와 연출가, 성악가, 각국의 베르디 전문가와 오페라애호가들이 모여 연구·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비바 베르디」라는 부제가 붙은 이 행사는 음악적 업적에 비해 소홀히 평가돼 온 베르디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하는 기획이다. 그의 오페라는 「섹스와 폭력이 난무하는 저질극」이라고 혹평받으며 사후 상당기간 외면당했고 바그너와 로시니등을 기념하는 음악축제는 있었으나 그를 위한 것은 없었다. 그의 오페라가 다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70년대말부터이다.
지난해 「라 트라비아타」를 40여년만에 지휘해 화제가 된 거장 게오르그 솔티는 『젊은 시절 바그너와 브람스, 베토벤의 음악과 함께 자란 나는 80세가 넘어서야 베르디작품의 참맛을 알게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축제의 첫 해인 올해에는 「스티펠리오」「가면무도회」「아롤도」「시몬 보카네그라」「라 트라비아타」「두 명의 포스카리」등 6편이 공연된다. 이들 작품은 2∼7차례에 걸쳐 런던 코벤트 가든극장에 올려진다. 축제는 지난달 10∼11일 브룸스베리극장에서 베르디에 대한 연구모임인 「주말연구」(WEEKEND STUDY)로 시작됐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역을 맡은 「스티펠리오」는 지난달 12, 16, 20일, 게오르그 솔티 지휘의 「라 트라비아타」는 지난달 29일과 1일 공연되는등 6편이 이미 청중과 만나고 있다. 오는 20일의 「라 트라비아타」를 끝으로 올해의 잔치는 일단 막을 내린다. 내년부터 2001년까지는 나머지 작품이 매년 평균 4편씩 공연된다.
이탈리아 파르마공국 레론콜레에서 태어난 베르디는 부유한 상인 안토니오 바레치의 후원을 받았고 당대 가장 사랑받는 음악가로 이름을 날리며 「리골레토」「일 트로바토레」「돈 카를로」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인간의 본성을 솔직하게 표현한 그의 작품은 지식층으로부터 배척받았고 오랜 세월 몇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잊혀졌다.
페르토벨리 이탈리아 국립 베르디연구소장은 『이번 축제는 모든 사람들이 한 위대한 작곡가와 그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런던=김철훈 기자>런던=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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